[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들이 그룹 내에서 매출을 확보하는 '그룹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기업의 경우 시장에서 독자 생존의 압박이 큰 만큼 신사업 육성을 통한 외연 확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지난 상반기 누적 기준 매출 7천758억원, 영업이익 6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 65%, 영업이익 98% 증가했다. 이는 이차전지를 비롯한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로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인 포스코 그룹사 대상으로 공장자동화,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 분야 사업기회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포스코DX 측은 "포스코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생산을 위한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실적의 배경이 독자 경쟁력이라기보다는 그룹 영향이 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포스코DX의 내부 거래 비중은 83%로 경쟁사 대비 매우 높은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포스코ICT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천422억 2천400만원으로, 이중 주요 계열사간 상품·용역거래 내역은 3천668억 7천200만원이었다.
다른 IT서비스 기업들 내부거래 비중도 별반 다르지 않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 17조 2천34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 중 계열사를 통한 매출이 12조1천370억원으로 약 70%를 차지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내부거래 매출이 2조2천40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1%에 달했다. 국내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77.8%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매출 1조477억원 중 계열사를 통한 매출이 6천890억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65.8%로 집계됐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기업의 내부 거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 기업들은 그룹 내부 IT시스템 구축과 유지 보수를 위해 탄생했기 때문에 그룹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하면서도 "내부 거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자립 경쟁력을 후퇴시킬 수 있는 만큼 외연 확장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대기업 집단의 IT서비스 일감이 공정하게 개방될 수 있도록 'IT서비스 일감 개방 자율준수기준'을 제시했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IT서비스 내부매출 비중은 68.3%(2021년 기준)로 나타났다. 이 중 최소 76.5%가 수의계약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측은 "IT서비스 분야는 여전히 타 산업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높고 상당 부분 수의계약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구조"라면서 "IT서비스 분야 내부거래 현황 공시자료 등을 통해 실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일감 개방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sun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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