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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켈리, 이렇게 만들어진다"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가보니


국내 최대 규모 강원공장…하루 340만 케이스 생산 능력 갖춰
켈리 생산량 증가세...전 공정 자동화시스템으로 맛·품질 보장
맥주, 몰트 추출 과정이 핵심…온도·시간·효모 3박자 맞아야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지금의 켈리는 시제품 128종을 테스트해 소비자들이 선택한 맛입니다. 켈리 개발 과정에서 부드러움과 탄산감을 모두 구현했는데,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었습니다"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맥주 켈리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맥주 켈리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김태영 주류개발팀장은 최근 출시 된 맥주 켈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켈리는 부드러운 효모와 정반대의 탄산감을 함께 어울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첫 출시된 켈리는 36일만에 104만 상자가 판매됐고, 99일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맥주 브랜드 중 최단기간 판매 기록으로 테라를 뛰어 넘은 수준이다.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켈리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과 전주공장 등에서 생산되는데, 특히 물과 공기가 맑기로 소문난 강원도 홍천의 강원공장은 부지 면적만 16만평 수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중앙조정실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중앙조정실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 켈리, 물 맑고 공기 좋은 홍천서 하루 100만 케이스 출하

강원공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최근 2년 간 외부 관람객 방문을 통제 하고 있고, 여전히 공장 관람객 등을 받고 있지 않다.

20일 일부 공개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규모만큼 압도적인 생산량을 갖춘 곳이었다. 공병장에는 수만개의 빈병이 세척을 기다리고 있었고, 화물 트럭들이 갓 생산된 테라와 켈리를 싣기 위해 대기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원공장의 전체 생산능력은 월 340만 케이스(C/S)지만, 현재 공장 가동률이 56% 수준이기 때문에 180만 케이스 가량의 맥주가 생산 되고 있다. 이중 70%는 테라, 30%는 켈리다. 1케이스는 500ml 병 20개, 1만리터다.

하루 수백 만 리터의 맥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이지만, 실제 공장 내부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많지 않다. 거의 모든 부분에 자동화 설비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공병처리부터 맥주 주입까지 모든 것이 사람 손을 빌리지 않고 이뤄지며 검수 단계 정도에만 직원이 배치된다. 각 시스템 운영도 중앙조정실에서 모두 컨트롤 하고 있어 생산량 체크부터 상황 발생 등을 모두 빠르게 확인, 대처할 수 있다.

이날 강원공장 공병장에는 수만 개의 맥주병이 쌓여 있었다. 여러 곳에서 수집된 맥주병은 자동화 설비를 따라 1분에 1천병씩 선별기를 거치고, 이후 합격 판정을 받은 병들은 35분간 세척과 살균 돼 맥주가 주입된다.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공병장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공병장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강원공장 생산라인에서는 아직 신제품인 켈리보다 기존 제품인 테라가 더 많이 많들어지지만, 켈리의 판매량에 따라 생산 제품 변경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캔과 페트 제품은 테라에서 켈리로 즉시 변경할 수 있고, 병 제품은 한 라인을 즉시 추가할 수도 있다. 하이트진로는 최근 켈리 생맥주까지 시중에 출시했기 때문에 생산량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이택인 품질관리팀장은 "최근 켈리 인기가 높아지면서 생산량도 점차 늘어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목표는 전사 차원에서 세우는 것이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본사에서 요청하는 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켈리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20일 강원도 홍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서 켈리가 생산되고 있는 모습. [사진=김태헌 기자]

◆ 몰트(맥아) 추출 과정이 '핵심'..."온도·시간·효모 3박자 맞아야"

출시 석달이 채 안됐지만, 켈리의 인기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대형마트 두 곳의 6월 판매 자료에 따르면 국내 맥주 매출 기준 하이트진로 제품 점유율은 49.6%를 기록했다. 하이트진로는 켈리 출시 이후 점유율이 7% 가량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켈리의 인기 비결은 몰트에 있다. 켈리는 특유의 시원하고 청량감 있는 맛으로 소비자들을 사로 잡았다. 특히 이 같은 맛은 소비자 단계에서만 2년이 걸렸을 만큼 노력의 결과물이다.

하이트진로는 켈리를 출시하면서 아직 대중적이지 않은 올몰트 맥주 특유의 풍미를 어떤 방식으로 살리느냐를 두고 깊은 고심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최초 올몰트 라거인 맥스가 지난달 단종되는 등 여전히 소비자들은 몰트향에 민감한 반응을 내놓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덴마크산 프리미엄 맥아를 100% 사용하면서도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맛을 살려냈고, 홉 향을 너무 과하지 않도록 제품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그렇게 탄생한 켈리 테스트 제품만 128종에 이른다.

이중 소비자 테스트와 내부 평가 등을 거쳐 지금의 켈리가 탄생했다. 켈리는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페일 라거 스타일의 제품으로 개발됐다는 점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또 강원공장과 전주공장 모두에서 고정밀여과공법을 거친 물을 사용하고, 필요한 미네랄 등은 공장별 스펙에 맞춰 동일하게 조절한다. 이 때문에 생산지가 달라도 물 맛은 모두 같아지며 이 때문에 동일한 맛의 켈리가 생산되는 것이다.

김태영 주류개발팀장은 "맥주 제조 공정은 온도와 시간, 효모가 중요하다"며 "테라와 켈리는 만드는 온도와 시간이 다르고, 사용하는 원료부분에서 맥아 생산 지역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맥아 생산 지역에 따라 맥주 맛이 변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강원도 감자와 제주 감자를 사용한 음식 맛이 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맥아의 경우 같은 종이라도 재배 지역과 토양에 따라 다른 풍미를 가진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내년 100주년을 앞두고 테라와 함께 켈리를 앞세워 맥주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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