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전국 곳곳에서 폭우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에도 대규모 성금과 구호 물품 지원에 잇따라 나섰다. 집중호우로 삶의 터전을 잃고 고통받는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 계열사들을 통해 전국에 있는 폭우 피해 지역의 복구를 돕고자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3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반도체 한파'로 올 들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감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계열사들과 함께 대규모 성금을 쾌척한 것이다.
이번 기부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삼성은 각 계열사별로 경영위원회 등 대외 후원금 심의 절차를 거쳐 성금을 내놨다.
성금은 충청을 비롯해 이달 초부터 이어진 폭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전라, 경북 등 지역 주민들의 피해 복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 삼성은 구호성금 기부 외에 피해 지역들을 돕고자 긴급 구호물품을 제공하는 한편 가전제품 특별 점검, 카드 고객 금융 지원 등에도 나선다.
삼성은 그동안 국내외에서 대규모 자연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구호 성금과 구호 물품을 기부하고, 피해 복구를 위한 봉사 활동에 나서는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다. 삼성이 지난 1995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재해 극복을 위해 기부한 성금은 총 1천1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삼성은 폭우나 태풍 피해가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지원을 해 왔는데 ▲2020년 10월 집중호우 관련 30억원 ▲2019년 태풍 미탁 관련 20억원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서울·경기·강원 지역 주민들을 위해 30억원 등을 구호성금으로 내놨다.
이 외 산불, 지진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성금 기부에 앞장섰다. ▲2017년 경북 포항 지진 피해 돕기 30억원 ▲2019년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 지원 20억원 ▲지난해 3월 울진·삼척 지역 산불 발생 관련 성금 30억원 ▲올해 4월 강원·충남·경북·전남 등 산불 피해 복구 지원 3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최 회장도 SK그룹을 통해 성금 2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했다. 폭우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또 SK 각 관계사들은 피해 지역에서 대민 지원활동 등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SK네트웍스서비스, 서비스탑은 지난 16일부터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서 수해피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통신 지원에 나섰다. SK텔레콤의 경우 통신지원 부스 및 인터넷TV(IPTV)를 설치하고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재해 발생시 이재민 구호키트와 쉼터 등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해 기금 5억원을 출연해 시작한 하이세이프티(High Safety) 사업을 통한 긴급 지원활동을 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는 집중호우 피해가 컸던 충청남도 논산시와 공주시, 충청북도 청주시, 경상북도 예천군 등지에서 이재민들에게 매트리스와 모포, 가림막, 위생도구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통해 집중호우 피해 복구 성금 30억원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또 성금과는 별도로 피해 지역에 세탁구호차량 3대를 투입해 오염된 세탁물 처리를 돕고, 심신회복버스 1대를 현장으로 보내 피해 주민 및 피해 현장 복구 근무자의 휴식을 지원한다. 임직원 긴급지원단도 꾸려 피해 지역에 구호물품 키트 및 생수·식료품 등 기본 생필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현장에 투입된 도시형 세탁구호차량은 18kg 세탁기 3대와 23kg 건조기 3대, 발전기 1대로 구성돼 있어 하루 평균 1천 ㎏ 규모의 세탁물 처리가 가능하다. 심신회복버스는 프리미엄 좌석, 안마기, 간편 조리시설, 구급용품 등을 갖춰 피해 주민과 구급대원, 자원봉사자 등 현장 지원 인력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피해 지역 차량 소유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점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자차보험 미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수해피해 차량 입고 시 수리 비용을 최대 50% 할인하고, 수리 완료 후에는 무상 세차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구 회장도 LG그룹을 앞세워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20억원을 기탁했다. 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모포류, 의류, 생활용품 등 재난 발생 시 이재민에게 필요한 물품들로 구성된 긴급구호키트도 전달할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로도 지원에 나섰는데 LG전자는 폭우 피해가 심각한 충청 지역에 서비스 거점을 마련하고 침수 가전 무상 수리 서비스 활동을 진행한다. LG생활건강은 충청도, 경상도 지역 이재민들을 위해 5억원 규모의 구호 식수용 생수 및 칫솔, 치약, 샴푸, 바디워시 등 생활필수품을 지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이 마련된 경북 예천군에 휴대전화 무료 충전과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올해 재계 5위로 올라선 포스코그룹도 이날 집중 호우 피해 복구 성금 20억원을 출연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경상북도에 5천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따로 지원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성금 1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하고 피해지역 복구 활동에 동참했다. 계열사 중에선 롯데웰푸드가 카스타드, 몽쉘, 초코파이 등 식사 대용 제품으로 구성된 물품 1천 박스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한다. 또 복구 활동을 펼치는 군 장병들에게도 힘을 보태기 위해 초에너지바, 빅단팥빵 등 즉석 취식 제품 3백 박스를 육군 제2작전사령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롯데 유통군은 생수, 컵라면, 간식거리 등 4천인 분 식품으로 구성된 긴급 구호물품을 전국재해구호협회를 통해 수해 피해 지역으로 전달했다.
롯데는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한 지원을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재난구호지원금 확보, 구호키트 구비 등 긴급구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는 강원 산불 피해지역 복구 성금 10억원, 튀르키예 지진 복구에 60만 달러를 지원했다.
이처럼 국내 6대 그룹이 앞 다퉈 지원에 나선 것은 전국적으로 폭우 피해 규모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총 46명, 실종자는 4명으로 집계됐다. 공공시설 피해는 1천169건, 도로사면 146곳, 하천 제방 255곳이 유실됐다. 낙석·산사태는 208건이며 토사 유출은 41건이다. 상하수도 파손은 107건, 침수는 192건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1천109건이다. 주택은 침수가 542채, 파손이 125채다. 농경지 등 침수는 85건이며 옹벽 등 붕괴는 20건, 차량 침수 등 기타는 306건이다. 현재 일시대피자(누적)는 15개 시도에서 1만1천544가구 1만7천810명이다. 이 중 2천93가구 3천193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친인척집이나 경로당, 마을회관, 학교 등에 머물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집중 호우 피해를 입은 13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 13곳은 세종시, 충북 청주시·괴산군, 충남 논산시·공주시·청양군·부여군,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경북 예천군·봉화군·영주시·문경시 등이다. 또 윤 대통령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에게 "신속한 피해복구 지원과 함께 현재 집중호우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해 관계 기관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앞 다퉈 지원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이 일상을 신속히 회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힘을 모은 듯 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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