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경북 예천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간 해병대원이 실종 14시간 만에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20일 경북소방본부 및 군 등에 따르면 수색 당국은 전날 오후 11시 8분쯤 경북 예천군 내성천 고평대교 하류 400m 지점에서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 A 일병의 시신을 발견했다.
A 일병은 같은 날 오전 9시 10분쯤 예천 호명면 석관천 일대서 대원들과 함께 집중호우·산사태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을 실시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해병대 측은 A 일병과 같은 하천변 탐색 임무를 맡은 장병들에게 구명조끼를 착용시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군과 소방 당국은 이후 헬기, 상륙용 고무보트(IBS) 등 장비를 투입해 A 일병 수색에 나섰으며 경북 119 특수대응단 드론이 야간 수색 도중 붉은색 옷을 입은 A 일병을 확인, 대원들이 그를 인양했다.
A 일병은 예천 스타디움으로 옮겨진 뒤 20일 오전 0시 45분쯤 태극기에 덮여 해병대 헬기로 해군 포항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함께 병원으로 이동한 A 일병 가족들은 비보를 접한 뒤 통곡을 금치 못했다. A 일병의 부친은 전날 수색 현장을 찾아 "물살이 세고, 비가 많이 내렸는데 왜 구명조끼는 안 입혔냐. 구명조끼가 그렇게 비싼가. 이거 살인 아닌가"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A 일병의 모친 역시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가지 말라고 해도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 했다. 외아들인데 이제 어떻게 사나"라고 오열했다.
한편 해병대는 입장문에서 "경북 예천 지역의 호우피해 복구 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 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 분야에 대해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보완 중이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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