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정민 기자] 러시아는 17일 우크라이나가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국가들로 곡물을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협정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 협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에도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안전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러시아의 협정 중단 발표로 빈곤국과 개발도상국 등의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이 협정에 복귀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관련된 흑해 협정의 일부가 이행되면 러시아는 즉시 이 협정의 이행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흑해가 봉쇄되면서 20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 곡물의 수출길이 막혔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와 중동 등 주요 수입국에서 식량난이 가중되고 식량 가격이 상승하자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에 나서 같은 해 7월22일 흑해 곡물 협정이 체결됐다.
이후 1년 동안 밀과 옥수수 등 3280만t의 식량이 흑해와 접한 우크라이나 항구 세 곳을 통해 3개 대륙 45개국으로 수출됐다. 협정은 세 차례 연장되며 식량 부족과 곡물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 크렘린궁의 거부로 네 번째 연장에는 실패했다.
한편 러시아는 곡물 협정에 응하는 대가로 서방이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를 대러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음에도 실제 수출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면서 거듭 불만을 표시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관통하는 러시아의 암모니아 수송관 가동도 재개해달라고 요청해 왔으나 우크라이나의 반대로 좌절됐다.
흑해 곡물 협정 연장 실패에 따라 지난해 식량 위기가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흑해 곡물 협정이 체결되기 전인 지난해 6월 세계 밀과 옥수수 가격은 전년 대비 각각 56.5%와 15.7% 상승한 바 있다.
/이정민 기자(jungmin7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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