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간호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13∼14일 총파업을 벌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이틀만에 총파업을 종료했지만, 부산대학교병원 노조가 독자 파업에 돌입하면서 의료공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17일 오전 부산광역시 서구 부산대병원 아트리움 로비에서 ‘부산대병원 파업 해결 촉구 보건의료노조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부산대병원 노조는 이날로 파업 5일째다.
현재 부산대병원은 파업으로 인해 중환자실과 응급실, 권역별 외상센터 등을 제외하고는 일반 병동 입원·외래·검사 등의 서비스는 차질을 빚고 있다.
평소 하루 80∼100건 정도 진행하던 수술은 긴급 수술을 제외하고는 예약이 대부분 밀리고 있고, 외래 진료도 평소의 절반가량만 이뤄지며 일정 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14개 국립대학병원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완료되지 않은 부산대병원 노조는 비정규직의 직접고용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다른 병원에서는 빠른 타결을 위해 밤을 새워 교섭을 하기도 하고 주말에도 교섭을 진행하지만, 오직 부산대병원만 교섭조차 하고 있지 않다”면서 “이는 불법의료근절과 인력 충원 등의 요구를 듣지 않으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문미철 보건의료노조 부산대병원지부장은 “지난 5월부터 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해서 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병원은 단 한 명의 인력도 늘려줄 수 없다며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4년 차 간호사 김모씨(27)는 “간호사는 병원에 입사하자 마자 의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 받는다”면서 “이유는 의사 대신 처방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설문조사 결과 본원 간호사가 의사를 대신해 처방한 적 있다는 응답이 95%에 이른다”면서 “의사가 처방을 하지 못하는 부득이한 경우나 근무시간 중 밖에 나간 의사를 대신해 구두처방을 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는 7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부산대병원의 의사 대리처방과 환자의 민감한 신체 사진이 보호받지 못하는 등 불법 의료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문조사 결과 우리 병원 간호사의 95%는 의사를 대신해 처방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만큼 불법 처방과 대리 처방은 만연하다”면서 “의사에게 환자 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찍은 환자의 민감한 사진들이 간호사의 휴대전화에는 가득하다”고 토로했다.
노조는 전국 보건의료노조가 제시했던 7대 요구안과 별개로 인력확충과 비정규직 직접고용, 임금인상 등을 추가로 제시해 요구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조속히 마무리해 병원을 정상화한 후 비정규직 문제를 논의하자는 게 병원의 입장”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는 오랜 기간 지속돼왔기에 협의사항이 많아 단기간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파업 후 처음으로 부산대병원 노사가 교섭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는 조속한 타결을 위한 ‘밤샘 마라톤 교섭’을 제안했고, 사측도 이에 응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섭 사항은 크게 두 가지로 노사의 올해 ‘임단협 체결’과 ‘비정규직의 직고용 해소’가 안건이다.
/부산=정예진 기자(yejin031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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