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유럽 순방 일정을 연장하면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육군 대장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원인 김병주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폭우로 인한 긴급 상황에 순방을 중단하고 귀국해도 모자랄 판에, 반대로 일정을 늘리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직접 전쟁터를 방문해 러시아 적대국을 자처했다"며 "윤 대통령의 무분별한 행보가 한반도에 전쟁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파병지가 아닌 전시 국가를 공식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국가안보실 관계자는 지난 14일 브리핑을 통해 "나토 순방을 준비하면서 오래전에 양자 방문에 대해 초청을 받았고, 고민을 오래 했다"며 "상대국 정상이 정중하게 방문 초청을 하는 것은 지금 국제사회의 초미의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깔려 있는 것이고, 그것을 담은 요청으로 판단해 고심 끝에 입장을 정하고 대통령께서 결심하셔서 방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경호에 지장이 없는 이동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정부 등에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상황에서 순방일정을 연기하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에 대해 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원내대표 출신 4선 김태년 의원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가자'고 말할 때가 아니다"며 "심지어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군사무기 지원까지 약속하다니요.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끌고 오는 위험천만한 짓이다. 휴전국인 대한민국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쟁을 불사하겠단 선포나 다를 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역시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 홍영표 의원도 "전쟁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끌고 들어가는 것보단 국내 호우 피해자 옆에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에게 국민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다만 민주당은 당 공식 논평에서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아쉬운 대목'이라고만 언급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집중호우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라는 전망이 있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귀국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짚었다.
한편 민주당 국방위 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오는 17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순방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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