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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안 무섭다" 오리온의 굳건한 실적, 왜


중국 8개 법인 매출 지난해 이어 증가세 유지…"30년 업력의 성공적 현지화 덕분"

[아이뉴스24 김성화 기자] 삼성그룹이나 현대차그룹 등 초대형 기업군이 '한한령(限韓令)'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지만 오리온의 중국 사업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표현이 적절한 수준이다.

14일 오리온에 따르면 5월 '오리온 푸드(Orion Food)'를 포함한 중국 8개 법인의 5월 매출액은 1천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4월 1천20억원과 비교해서는 3.8% 늘었다. 올해 4월의 전년 동기 대비 매출도 15.8% 증가한 수치였다.

오리온 중국 법인에서 출시한 초코파이 우유맛. [사진=오리온]
오리온 중국 법인에서 출시한 초코파이 우유맛. [사진=오리온]

1분기 오리온 중국 법인 매출액 합산 수치는 3천5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약 487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오리온은 "최대 성수기인 '춘절'이 전년보다 열흘 가량 빨라짐에 따라 지난해 4분기에 선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국 법인은 명절 성수기가 시작되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를 기준으로 하면 매출액은 11.2%, 영업이익은 20.8% 늘어난 수준이다.

오리온은 1997년 베이징 공장 설립 후 2002년 상하이 공장, 2010년 광저우 공장, 2014년 센양공장을 가동하며 중국 시장 비중을 늘려 왔다. 이는 경쟁업체들이 중국 시장을 공략하지 못한 모습과 상반된다.

롯데웰푸드의 중국 칭다오 법인(Lotte Qingdao Foods)은 지난해 161억원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1분기에는 7억6천만원에 그쳤다. 롯데웰푸드는 2011년 1천200억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고, 2019년 롯데그룹 식품 생산기지인 상하이와 베이징 공장 매각에 이어 올해 칭다오 법인 매각도 추진 중이다.

크라운제과 또한 2002년 중국 진출을 위해 설립했던 '가서안제과'를 2012년 매각했다. 해태제과는 1996년 현지 합작공장을 가동했지만, 2012년 모기업인 크라운제과가 중국 사업을 축소하면서 덩달아 국내로 시선을 돌렸다.

오리온의 중국 시장 성과의 배경에는 성공적 현지화가 꼽힌다. 오리온은 초코파이를 중국 시장에 진출시키며 국내와 달리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빨간색으로 제품 포장지를 바꾸고, 현지에서 고가에 속하는 제품 특성에 맞춰 고소득의 대도시 학부모 소비자를 타깃으로 했다. 초코파이의 중국 제품명도 정(情)보다는 인(仁)을 중시하는 중국 시장에 맞춰 '좋은 친구'라는 의미의 '하오리요우파이'로 정했으며, 포장지에도 '仁'을 삽입했다.

이런 현지화는 스낵과 젤리 카테고리로 이어졌다. '예감' 오이맛, '고래밥' 토마토맛, '꼬북칩' 마라맛 등은 현지에서 선호되는 입맛을 반영해 중국에만 출시되는 제품들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초코파이와 함께 예감과 오감자 등 스낵 브랜드들도 연 2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한지 30년이 넘었으니, 이제는 현지 기업으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최근 아침대용식과 영양바 등 신규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건강 중국 행동(2019-2030)' 정책에 맞춰 '닥터유 단백질바'와 '닥터유 에너지바', 중국인들이 즐겨먹는 닭가슴살 '로우송'을 올린 양산빵 '송송 로우송단가오'를 출시했다.

현지화 작업은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서도 나타났다. 오리온은 현지화 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 법인 사우랍 세이스(Saurabh Saith) 대표이사와 함께 중국 법인에 징베이(靜北) 마케팅팀장 등 최초의 외국인 임원을 선임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오리온이 한국 기업이긴 하지만. 현지 공장 직원들은 거의 다 현지인으로 구성돼 있다"며 "외교 문제로 한때 매출이 빠진 적도 있지만, 먹거리 제품이다 보니 중국 사람들도 익숙한 제품을 찾게 되면서 금방 매출을 회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화 기자(shkim06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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