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도로 갓길에서 달리던 말이 갑자기 차 앞으로 튀어나와 부딪혀 죽고, 기수는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기수가 운전자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소송을 걸었다며 억울하다는 사연이 소개됐다. 과실 책임은 누구에게 더 많을까.
지난 11일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공개된 영상은 이 같은 이례적인 사례를 담고 있다. '도로에서 달리는 말과 부딪쳐 말은 죽고 기수가 많이 다쳐서 3천900만원짜리 소송이 걸렸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물이다.
공개된 영상에는 지난해 2월 26일 오후 5시쯤 경북 칠곡군의 한 국도에서 발생한 사고 경위가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사고가 난 해당 국도는 편도 2차선 도로로 당시 갓길에서 달리던 말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제보자 A씨가 주행 중인 2차로로 갑자기 튀어나왔다.
결국 A씨 차와 부딪힌 말은 사망했고, 기수는 부상을 당했다. 이후 A씨 측 보험사는 "A씨의 무과실'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냈다.
이에 기수 측도 말값 1천700만원과 자신의 전치 16주 진단 치료비 1천200여만, 그리고 위자료 1천만원 등 총 3900만원 상당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1심 재판부는 "말이 갑자기 2차로로 진입하리라고 예상할 수 없었을 거다. A 씨는 말을 발견한 이후 차량 속도를 줄이고 1차로 쪽으로 방향을 변경하는 등 충돌을 피하고자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A씨의 무과실을 판단했다.
사연을 접한 한문철 변호사는 "20여m 전에 갑자기 들어온 말은 피하기 어렵다. 2초 만에 사고가 났다"라며 "갓길로 달리던 자전거가 갑자기 들어와 사고 난 것과 동일하게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에서 말이 가면 말이 들어올지 모르니 경적을 울려도 말이 놀랄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2조에 따르면 말은 '차마'로 분류돼 합법적 교통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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