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북한 대학생들이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이 주최한 해킹대회에서 1위부터 4위를 모두 차지했다.
7일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 홈페이지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5월 20~27일 미국에서 개최된 해킹대회 May Circuit '23에서 북한 대학생들이 1등~4등을 거머쥐었다.
이 대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도계 IT 기업 '해커어스'(HackerEarth)가 개최한 것으로 총 1천 700여 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에서 김책공대 학생이 800점 만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 3위와 4위는 김책공대 학생들이 휩쓸었다.
RFA에 따르면 해커어스가 지난 6월 17~24일 주최한 해킹대회에선 김일성종합대학 학생이 2위, 김책공대 학생들이 5위, 6위, 9위, 21위를 각각 차지했다.
김책공대는 홈페이지에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다음에는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RFA는 "미국 IT 전문가들은 이런 대회가 북한 학생들이 능력을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북한 사이버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이 학생들의 해킹 능력을 이용해 암호화폐 탈취와 금융 분야 해킹 등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지적"이라고 덧붙였다.
애니 픽슬러(Annie Fixler)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사이버 및 기술혁신 센터장은 "북한은 대학을 통해 해커를 모집하고 훈련시킨다. 이들 중 능력이 가장 우수한 학생 중 일부는 (북한) 정권의 글로벌 해킹 공격에 동원된다"고 말했다.
박성수 국제 사이버보안업체인 카스퍼스키 연구원은 "북한 학생들이 해외 프로그래밍 대회 등에서 지속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들의 능력이 정확히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지 알 수 없지만 최근 한국어 기반의 해킹그룹 수준을 보면 몇 년 전보다 수준이 월등히 향상됐다"고 전했다.
한편 해커어스 대회 상위 수상자 3명에게는 총 225달러 상당의 상품권이 수여된다. 하지만 북한 학생들이 이를 수령했는지는 불분명하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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