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N사업, 경제효과 '논란'

 


정보통신부가 IT 839의 기본 인프라중 하나로 추진중인 '유비쿼터스센서네트워크(USN)'에 대해 투자대비 효과가 있는 기술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정책을 바탕으로 USN 구현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USN의 투자대비효과(ROI), 기술 문제,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한 개념이 통일되지 않아 정통부와 산하단체 및 관련 업체들 사이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USN이란 사물이나 사람에 부착된 태그와 센서에서 정보를 감지, 저장, 가공해 인터넷을 통해 전달하고 이를 인간생활에 폭넓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량에 센서 노드를 달아 교통량이나 바람 때문에 해당 교량이 위험하지 않은지를 수월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된다.

이 때 사물(또는 사람)에 부착되는 장치는 단순히 코드정보만 있는 RFID 태그일 수도 있고, 온도·압력·습도 등을 감지하는 컴퓨팅 기능을 갖춘 센서일 수도 있다.

정통부는 이런 USN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교류가 가능한 유비쿼터스 사회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RFID와 USN를 유비쿼터스 사회의 핵심기술로 보고, 핵심기술 개발과 수요활성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의욕적으로 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2010년까지 총사업비 3천994억원(국고 2천974억원)을 들여 인천 경제자유구역 송도 지식정보산업단지 내 2만4천634평에 RFID/USN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USN 반도체공장(Fab), 시제품 패키징 및 조립설비, 종합시험설비 등 공유시설을 만들게 된다.

정통부는 삼성전자나 LG산전 같은 칩업체,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OEM센서 업체 외에도 노키아, 에릭슨(이동통신), 존슨앤존슨, GE헬스케어(건강관리용센서), GSK, 화이자(건강관리솔루션) 같은 글로벌 기업 유치도 추진중이다.

현재 기획예산처가 송도 u클러스터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8월말 조사가 끝나면 정통부는 본격적으로 일반회계 예산확보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의지에도 업계와 연구기관 일각에서는 USN은 의미있는 기술이나 개념이 명확치 않아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과 수요, 기술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채 모든 것을 USN으로 해결하겠다고 조기투자를 강제할 경우 투자대비효과(ROI)를 제대로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USN은 네트워크가 아니다...차세대 인프라 가능성 논란

정통부는 USN은 센서노드를 연결한 네트워크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IT 839중 신규서비스가 아닌 인프라에 USN을 집어넣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관계자는 "예를 들어 9대 신성장 동력의 하나인 지능형로봇이 개발됐을 때, 이 로봇이 사물이나 사람에게서 오는 정보를 감지해 일을 처리하려면 USN이 필요하고 이런 의미에서 USN은 지능형로봇과 홈네트워크의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USN이 성공하려면 '인프라'의 속성을 갖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각각의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컴포넌트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한 정통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예를 들어 홈네트워크를 위한 디지털 냉장고가 있다고 할 때 이 냉장고에 센서노드를 넣는다면 이 센서노드가 통신하는 것은 냉장고 안에 있는 온도나 습도일 것"이라며 "인식대상이 자동차냐, 건강관련이냐 등에 따라 다른 만큼 네트워크가 아닌 컴포넌트 개념으로 접근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USN을 네트워크로 접근할 것이냐, 컴포넌트 개념으로 접근할 것이냐는 기술적으로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에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네트워크로 볼 경우 각종 센서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통신망의 역할이 강조되고, 그렇지 않다면 센싱기술이나 위치정보 등 다른 요소들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차세대 유비쿼터스 단말기가 올인원(ALL in One) 형태의 휴대폰일 것인가, 휴대폰과 디지털 가전·기타 기기로 역할이 분화될 것인가 하는 논쟁과 비슷하다.

◆USN 도입, 속도논쟁...정부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정통부는 USN의 기반이 되는 RFID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RFID 태그는 배터리 기능이 있느냐 없으냐에 따라 능동형과 수동형으로 나뉘지만, 스스로 통신할 수 있는 센서노드가 있는 USN보다는 기능상 뒤떨어진다.

하지만 아직 USN 기술이 무르익지 않아 당장은 RFID부터 도입하는 상태.

이재웅 CJ시스템즈 신규사업추진센터 팀장은 최근 열린 'RFID/USN 정책세미나'에서 "물류나 국방탄약관리 등 공공부문에서 RFID 시범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기업들이 RFID 도입을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생각보다 늦게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기업들이 RFID를 도입하려는 것은 최신의 정보를 그때그때 이용해 자신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효율성을 주려는 것인데, 이 때 이동하는 물품을 체크할 수 있는 센싱기술(USN)과 연계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성태 RFID/USN 협회 팀장도 "기업이 RFID/USN으로 경쟁력을 가지려면 관련된 비즈니스 절차의 모든 단계, 예를 들어 수입쇠고기를 파는 기업이라면 검역소부터 RFID/USN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을 드라이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RFID태그 인식율이 100%가 되지 않고, 태그가격(수동형)도 500원에 달하며, 현실적으로 RFID/USN으로 얼만큼 ROI가 개선되는지 증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중 75.1%가 유비쿼터스 사회에 대해 플러스 효과는 크지만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우리 정부도 언제까지 유비쿼터스 사회를 만들겠다는 데 집중하지 말고, 많은 부분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집중해야 할 일은 시범사업보다는 관련 기술 개발과 수요 및 영향 조사, 표준 등 산업 지원"이라고 말했다.

지난 해 국내 RFID시장 규모는 1천590억원으로, 2003년 500억원에 비해 늘어났지만 업계가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시장은 열리고 있지 않은데, 정부가 너무 앞서 나가 관련업체들이 헷갈리고 있다는 말이다.

한 정통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센서노드의 가장 큰 맹점은 한번 달면 1년이상 버틸 수 있어야 하는 전력 문제인데, 현실적으로 실외에서 태양전지나 풍력을 이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며 "기술 개발도 제대로 안돼 있고 수요도 불명확한데 정통부가 너무 앞서나간다"고 지적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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