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아파트'로 몰린다" 고분양가 '풍선 효과' [현장]

[아이뉴스24 안다솜 기자] 원자잿값, 인건비 상승으로 향후 분양가가 계속 오를 것이란 지적이 지배적인 가운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 침체로 가격 경쟁력이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고 규제 해제로 희소성까지 더해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청약 흥행에 성공한 단지들을 보면 분양가가 다른 단지와 비교해 저렴하다는 특징을 보인다. 지난주 초 청약을 진행한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록'은 올해 인천 분양 단지 중 처음으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3.3㎡ 분양가가 1천447만원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7일 진행된 호반써밋 인천검단 AB19블록의 1순위 청약 229가구 모집에 총 7천980명이 신청해 평균 34.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장 인기가 높았던 주택형은 84㎡ A타입으로 127가구 모집에 6천122명의 수요자가 몰려 48.2대 1로 마감됐다.

이 밖에 최근 공급한 경기도 파주 운정3지구 '운정자이 시그니처'도 1순위 청약에 4만1천802명이 접수해 평균 6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청약을 접수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98가구 공급에 1만9천478명이 몰려 198.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의 경우 올해 초 규제 해제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게 됐지만 지난해 책정된 상한제 적용 금액 그대로 공급했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렸던 청약의 특징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상제 아파트의 인기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이 침체되면서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졌고 그만큼 분양가 상한제 단지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희소성까지 높아져 한동안 분상제 단지엔 치열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이번에 규제가 해제되면서 분상제 적용 단지의 희소성이 높아진 영향이 있다"며 "또, 최근 분양가도 급등하고 있어서 평균적인 시세 대비 저렴하고 합리적인 단지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천106만6천200원으로 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 1월 이후 5개월 연속 3.3㎡당 3천만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들의 흥행도 이같은 분양가 상승 추세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내놨다. 김 연구원은 "광명이나 인덕원은 서울 외곽이랑 비슷해 입지가 좋은 것도 있다"며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도 주변 시세랑 비슷하니까 처음에 청약 경쟁률이 10대 1을 밑돌더라도 결국 완판될 거라는 믿음이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명의 경우, 올해 4월 분양한 '광명자이더샵포레나'의 평(3.3㎡)당 분양가가 2천700~2천800만원대였는데 최근 광명 제4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평(3.3㎡)당 3천500만원대로 책정했다.

이 밖에 최근 청약 흥행 원인으로 건설사들의 면밀한 사업성 판단도 꼽혔다. 김 연구원은 "과거에는 지방에서 대형 건설사가 아니라거나 단지 규모가 200~300세대면 분상제가 적용되도 청약 성적이 저조했는데 요즘은 단지 규모가 작아도 대부분 청약에 흥행하는 추세"라며 "최근엔 건설사들도 사업성이 확실하지 않으면 분양을 미루는 영향이 크다. 검단 등에서 꾸준히 분양이 있고 미루지 않는 건 확실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