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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원짜리 승리" 정부, 라면값 결국 끌어내렸다


부총리 직접 가격인하 필요성 언급 후 9일만에 농심 신라면 가격 4.5% 내려
삼양식품도 12개 품목 평균 4.7% 가격 인하 발표…오뚜기·팔도도 고심 중
정부, 밀가루 값 인하 끌어내며 결국 라면값도 내려…시민단체 "다음 차례는 빵값"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라면업계가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 농심의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삼양라면이 동참을 선언했고, 오뚜기 등도 곧 가격 인하 폭과 시기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4.5%)은 50원, 새우깡(6.9%)은 100원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발표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의 '라면값 인하' 발언이 나온 지 9일 만이다. 이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등 12개 라면 제품가를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다.

◆ 농심·삼양라면, 가격 인하 결정…오뚜기·팔도도 동참 예정

라면업계의 전격적인 가격 인하 결정은 최근 제분사가 밀가루 가격 인하를 발표하면서다. 정부는 지난 26일 주요 제분사 관계자들을 불러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른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제조사별 3~9% 수준으로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이 나온 후 아흐레가 된 27일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신라면 가격 50원 인하를,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등에 대한 제품 평균가를 4.7% 내린다고 발표했다. 오뚜기와 팔도 등도 라면 가격 인하 시점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부총리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웃음짓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이 나온 후 아흐레가 된 27일 라면업계 1위 농심이 신라면 가격 50원 인하를, 삼양식품이 삼양라면 등에 대한 제품 평균가를 4.7% 내린다고 발표했다. 오뚜기와 팔도 등도 라면 가격 인하 시점을 내부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 부총리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웃음짓고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이로 인해 라면업계가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도 오는 7월부터 5% 가량 인하 될 예정이다. 밀가루 가격 인하로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라면 가격 인하 폭은 이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결정됐으며, 이에따라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농심은 예상하고 있다.

농심은 신라면과 새우깡에 대한 가격만 인하한 것에 대해서는 "밀가루 인하분을 전 제품에 고루 적용하게 될 경우, 사실상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인하 효과가 없기 때문에 특정 상품에 원가 절감분을 모두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과 삼양식품이 가격을 인하하면서 오뚜기와 팔도 등도 가격 인하에 나설 전망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가 결정됐다"며 "인하 폭과 적용 시점만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팔도 역시 라면값 인하 시점을 조율 중이다.

농심 신라면과 새우깡 제품 이미지.
농심 신라면과 새우깡 제품 이미지.

◆ 소비자단체, 라면 다음은 제빵·제과…"가격 내려라" 요구

결국 정부가 라면업계와 제분사를 압박해 가격 인하를 얻어내면서 밀가루를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제빵사와 제과업체들도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호 부총리가 앞서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소비자 단체가 나서야 한다"고 발언 한 후 관련 단체가 기민하게 움직이며, 우군 역할을 자청하면서 가격 인하 압박 수위는 한 층 더 오르고 있다.

이날도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가루 가격 하락을 이유로 제빵사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특히 제빵 업계 1위 기업인 SPC삼립을 지목하면서 "올해 제품 평균가를 12.9%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양산빵 시장 점유율 1위에 해당하는 대기업이 소비자와 시장 영향력을 고려치 않은 채 원재료 등 외부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 또는 인상요인이 미미한 경우에도 원재료 가격을 핑계 삼아 가격 인상 카드를 내세우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면서 "SPC삼립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5%, 영업이익은 9.5% 인상됐다"고 전했다.

이례적으로 소비자단체가 특정 기업을 콕 집어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SPC삼립으로선 적잖은 부담을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로 인해 제품가 인하에 나서게 될 경우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등 관련 기업들 역시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한 차원에서는 제품가 인하 조치가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제품 가격 결정 요인이 원재료 가격에만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업계 전체적으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정부 움직임을 봐서는 라면 뿐만 아니라 제빵, 제과 업체는 물론 밀가루를 사용해 제품을 만드는 거의 모든 기업이 가격을 내려야 하는 분위기"라며 "모두가 실적과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라면과 제분업계의 가격 인하 기조 속에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아이스크림과 치즈 등 일부 제품 가격이 내달 최대 25% 인상된다.

롯데웰푸드는 7월 1일 주요 아이스크림(스크류바, 죠스바, 옥동자바, 수박바, 와일드바디, 돼지바, 아맛나) 7종 가격을 기존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25% 인상하고, 빠삐코는 1천500원에서 1천800원으로 20% 가격을 올릴 예정이다.

또 매일유업은 가공치즈 제품은 10.0~15.6%, 자연치즈는 18% 가격을 올리고, 아몬드브리즈 오리지널, 어메이징 오트 바리스타 등은 950ml 대용량 제품 가격을 15% 인상한다.

한국코카콜라와 해태음료, 칭다오맥주 등도 일부 제품가를 최대 12% 가량 인상하고, 동원에프앤비(F&B)와 대상 청정원도 일부 식품가 인상을 결정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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