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양호연 기자] HD현대가 선박용 엔진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섰다. 선박용 엔진은 '선박의 심장'으로 불리는 만큼 생산 기술력은 조선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여겨진다.
HD현대가 해외에서 엔진 생산 공장을 세우고 엔진기술로 로열티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안팎에선 HD현대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엔진 시장 점유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SADCO),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스르와 함께 투자한 엔진 합작사 마킨(MAKEEN)이 사우디 라스알카이르에서 엔진 공장 착공식을 열었다. 마킨은 아랍어로 '힘'을 뜻하는데, 이는 HD현대중공업의 중형 국산 엔진 '힘센(HIMSEN)'이 이곳에서 생산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합작 엔진공장은 사우디 동부 주베일(Jubail) 인근 라스 알 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 내 15만 제곱미터(약 4만5천 평) 규모로 설립된다. 합작 엔진공장의 준공 시기는 2025년 4분기다.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는 HD한국조선해양과 SADCO,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Bahri) 등이 합작해 건설 중인 조선소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도 위치하며 시너지에 기대가 쏠린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은 선박 제작사 IMI에 2017년 992억원을 출자하며 지분율 20%를 확보했다. 또 2021년 139억원을 투자해 마킨 지분을 30% 확보한 바 있다. 두 기업 모두 사우디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와 현대중공업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기업이다.
HD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한 중형엔진 '힘센엔진'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마킨은 힘센엔진의 첫 라이선싱 사업으로 선박용 엔진시장의 해외거점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현재 힘센엔진은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선박용 중형엔진(발전)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40%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HD현대는 현재 시장 1위인 중형엔진 뿐 만 아니라 대형엔진, 이중연료 엔진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마킨은 오는 2025년 4분기부터 본격적인 엔진 생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선박용 대형엔진 30대, 중형엔진 235대, 선박용 펌프 160대로 친환경 수요에 대응하고자 이중연료(Duel Fuel, DF) 엔진 생산도 검토 중이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이 합작사로 참여한 IMI 조선소는 약 500만 제곱미터 규모의 중동지역 최대 조선소로 올해 말 준공을 목표하고 있다.
/양호연 기자(h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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