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13년~2022년까지 총 8건의 다핵정제거설비(ALPS) 고장 사례를 확인했는데 최소 4건은 누락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ALPS는 일본 기업이 만든 장비이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하는 핵심 시설이다.
일본 측은 “ALPS로 오염수를 정화해 바다에 방류하면 과학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원전 전문가들도 이 같은 일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염수 처리 핵심시설인 ALPS 고장이 보고된 것보다 더 많았던 것이 확인되면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인용하면서 “도쿄전력의 습관적 거짓말로 인해 도쿄전력 데이터 자체를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직접 ALPS 유지, 관리계획을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확보한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도쿄전력이 제출한 8건의 고장 사례 외에도 최소 4건의 추가 고장 사례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도쿄전력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돼 있어 쉽게 확인 가능함에도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어떠한 이의제기, 조치요구도 하지 않아 부실한 검증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제 1차장은 후쿠시마 방류 관련 지난 19일 일일 브리핑에서“2014년 3월 필터(크로스플로우필터)의 누설을 막는 테프론 재질의 패킹이 방사선에 열화돼서 찢어진 사건이 있었다”며 해당 고장이 한 건만 있었던 것으로 발언했다.
이 의원이 확보한 보고서에는 해당 고장이 발생했다고 정부가 발표한 기설 ALPS B계열 외에도 기설 ALPS A계열(2건, 2014년 3월과 5월), C계열(1건, 2014년 5월)에서도 비슷한 고장이 추가적으로 3건 더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보고서를 보면 정부가 발표한 기설 ALPS B계열 크로스플로우필터의 탄산염 슬러리 유출 고장 외에도, 기설 ALPS A계열과 C계열에서도 크로스플로우필터의 탄산염 슬러리 유출이라는 비슷한 고장이 3건 더 발생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정부 발표에서는 ‘증설 ALPS(B계열)의 크로스플로우필터(CFF)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는 여과수 백탁 현상이 발견됐다(2020년 11월)’는 고장 사례가 기술돼 있다. 해당 고장이 한 건 발생한 것처럼 발언했다.
이 의원은 “해당 고장도 정부가 발표한 증설 ALPS B계열 뿐만 아니라 A계열(1건, 2020년 11월)에서도 동일한 고장이 추가적으로 1건 더 발생했는데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도쿄전력은 과거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멜트다운이 아니라 했다가 5년 만에 실토 하는 등 습관적 거짓말과 자료 은폐로 여론의 뭇매를 받은 바 있다”며 “우리나라 시찰단이 제공받은 데이터 신뢰성 자체에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도 도쿄전력의 거짓말을 발견할 수 있었음에도 국민 불안 해소를 명분으로 앵무새처럼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의 입장만 전달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부실한 검증 태도”라며 “비슷한 현상의 고장이라도 월성 원전과 고리 원전에서 각각 발생하면 엄연히 다른 고장인 만큼, ALPS 내 다른 계열에서 발생한 고장에 대해서도 다른 고장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추가 자료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고 주문했다.
일본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데이터의 신뢰성이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우리 정부가 직접 ALPS의 유지·관리계획을 눈으로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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