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해장국을 떠올리면 흔히 '아재'들의 음식이라 부른다. 최근 들어 Z세대도 노포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해장국 맛집을 찾아다는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양평해장국'은 이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그 이름을 딴 유사 음식점들이 줄을 지어있다. 저마다 '원조'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부모님 혹은 조부모님을 사진을 걸고 간판에 걸어 놓는 통에 어디가 오래됐는지 구분하는 건 요원(遙遠)한 일이다. 다만 '양평해장국'의 유래는 다음과 같이 전해 내려온다.
'양평신내서울해장국'은 경기도 양평군 신내마을에서 유래됐다. 신내해장국은 소의 선지와 양을 듬뿍 넣고 고춧가루 대신 고추기름을 사용해 국물 맛을 낸다. 1970~80년대를 전후해 북한강에서 뗏목을 타고 다니며 다리 공사를 하는 일꾼들에게 국밥을 팔던 할머니가 있었다. 이 할머니가 양평 소시장에서 소의 내장과 뼈 등을 사서 고아 국밥을 만들었던 게 시초였다고 한다. 그 맛이 특별하게 달고 맛있어 양평이 해장국으로 유명해졌다.
소의 내장을 삶은 국물에 선지와 양, 천엽, 콩나물을 듬뿍 넣어 끓인 신내해장국은 콩나물의 구수함과 고추기름의 매콤함이 어우러져 얼큰함을 자랑한다. 이 집 메뉴는 해장국(1만2천원), 해내탕(1만4천원), 내장탕(1만4천원), 버섯야채탕(1만원)으로 구성돼 있다. 해장국과 내장탕을 섞은 해내탕이 인기가 많은 편이다. 해내탕에는 선지가 없는데, 주방에 미리 귀띔하면 친절하게 챙겨준다.
서울 시내에서 흔히 먹게 되는 해장국에 비해 가격이 다소 있는 편이지만, 막상 이 해장국에 들어간 내장과 양 등을 보게 되면 그 풍성함에 놀라게 된다. 숟가락으로 앞접시에 내용물을 떠내도 계속 나오는 압도적인 양에 매료돼 가격표에 그만 수긍하고 만다.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과 동반하는 집이라면 '백탕'(맵지 않은 해장국)을 주문하면 된다.
한 블로거는 리뷰에서 "양이라고 불리는 부위는 까닥하면 질기고 냄새나기 쉬운데 호로록 먹기 좋다"며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양이 많지만 씹는 게 부드럽다"고 호평을 하기도 했다. 기자 역시 여기 해내탕을 한 그릇 먹고 나면, 피곤에 찌든 몸이 개운해질 정도로 속이 풀린다.
주차장을 보면 가족 단위로 나들이를 나온 차들과 더불어 자전거족, 바이크족들도 많은 편이다. 그리고 집에 있을 누군가와 이 맛을 함께하고 싶어 포장을 해 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2인 포장을 해가면 3~4인은 족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양평읍과 개군면에 있는 곳 모두 같은 음식점이다.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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