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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하락'에 종합상사 1분기 실적 희미…사업구조 다변화 속도


안정적 수익성 확보 관건…신사업 추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던 국내 종합상사들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해상 운임이 하향 안정화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종합상사들은 신사업 추진 등 사업구조 다변화를 본격화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종합상사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의 주요 원인이었던 원자재 가격과 운임 상승 효과가 올해 들어 사라지며 1분기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비용부담으로 돌아오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종합상사 업체는 원자재 가격 상승 시 중개무역을 통해 확보할 수 있는 마진이 증가한다. 유가를 비롯한 자원가격은 자원개발 사업 판가에 반영돼 이익으로 연결된다. 또 해상운임 상승은 물류사업의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나 올해 원자재와 운임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기저효과 등으로 상대적으로 본업인 트레이딩(중계무역) 실적이 악화한 것이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1분기 매출액 3조6천999억원, 영업이익 1천61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8%, 영업이익은 34.2% 각각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호조를 보였던 자원 가격과 해상 운임이 올해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든 데 따른 것이다. 주요 트레이딩 품목인 LCD패널 판가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7% 감소한 3조6천40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990억원으로 같은 기간 47.9% 줄었다.

반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호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6.2% 줄어든 8조3천66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2천796억원으로 29% 증가했다. 포스코에너지와의 합병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에너지 부문에서 발전량 확대로 견조한 실적을 냈고, 철강과 식량제품 모두 판매량이 늘고, 포항제철소 정상화로 철강원료 공급량이 회복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글로벌 철강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SK네트웍스도 올해 1분기 매출 2조4천497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2.6% 늘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했고 SK매직의 수익이 다소 떨어졌지만 모빌리티, 호텔 등 나머지 사업에서 일제히 향상된 실적을 거뒀다.

종합상사들은 올해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운임 등이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면 트레이딩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수익성 확보를 위해 트레이딩 사업 외에도 친환경, 배터리 소재, 식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2억 달러를 투입해 인도네시아 팜유 정제사업진출에 진출했고, 천연가스 해상광구 탐사권을 획득했다. 앞서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지분 50.1% 인수하고,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시너지와 친환경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한국유리공업을, 지난해에는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를 인수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다수의 니켈 광산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신소재 생분해 플라스틱(PBAT)에도 36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미국 태양광 개발사업에서 지난해 매각이익 4천800만달러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각이익 2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에 지분을 투자해 해외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청정수소 분야에서는 국내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SK네트웍스는 종합상사에서 투자회사로 전환을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신사업에 나서고 있다. 2018년 식품 유통 스타트업 '컬리'에 234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직접 투자와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로 약 20여 개 기술기업에 2천100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등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제조업체의 직수출 증가, 현지생산 가속화 및 삼국간 무역 확대, 전자상거래의 확산 등 구조적 변화로 종합상사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며 "이 뿐만 아니라, 사업기반을 지지하였던 계열과의 연결고리도 점차 약화되는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2년간의 우호적 영업여건이 반전되고 있는 가운데,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이익체력 향상과 완화된 실적 변동성을 보인다면 펀더멘탈의 개선이 입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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