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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레드오션' 정수기 시장, 진흙탕 싸움에 멍 든다…법적 분쟁 잇따라


SK매직·쿠쿠 '얼음 정수기' 두고 소송전…코웨이·청호도 9년째 매듭 못 지어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렌털업계가 '얼음 정수기'를 둘러싼 잇단 소송전으로 시끄러운 분위기다. 정수기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만큼, 제조사 간의 견제가 더욱 강화되며 이 같은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얼음정수기 관련 특허 침해 소송을 진행한 데 이어 SK매직과 쿠쿠홈시스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 "얼음 정수기 특허 침해"…SK매직, 쿠쿠홈시스 소송

SK매직은 지난 1일 쿠쿠홈시스를 대상으로 특허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지식재산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에 접수했다.

SK매직은 쿠쿠홈시스가 자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특허 제10-2464193호'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한다. 이는 얼음정수기에 4-웨이 밸브를 적용해 정수기의 소형화 및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쿠쿠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 [사진=쿠쿠]
쿠쿠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 [사진=쿠쿠]

SK매직은 쿠쿠홈시스의 '인앤아웃 아이스 10'S 정수기'와 '제로 100S 끓인물 냉온정 얼음정수기'가 해당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봤다. 이에 특허 권리 행사를 위해 쿠쿠홈시스에 판매 금지 경고장 발송과 소송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SK매직 관계자는 "쿠쿠홈시스와 특허 관련 문제를 원활히 해결하기 위해 소송 전에 경고장 발송 후 시간을 두고 답변을 기다렸지만, 본 건에 대한 해결 의지가 높지 않아 소송을 강행하게 됐다"며 "오랜 기간 막대한 비용과 인력을 투자해 어렵게 개발한 특허를 지키기 위해 쿠쿠홈시스 해당 모델의 즉각적인 판매 금지 촉구와 함께 해당 모델의 판매로 추산되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해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쿠홈시스는 SK매직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인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특허 침해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쿠쿠홈시스는 SK매직이 주장하는 4-웨이 밸브 특허는 액체 상태의 냉매를 탈빙에 사용하는 것을 특정해 등록 받았지만, 자사는 기체 상태의 냉매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술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특히 SK매직의 해당 특허는 특허 출원일 이전에 일본과 국내에 공개된 선행기술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쿠쿠 관계자는 "기술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해당 내용에 대한 상호 구체적인 대화 없이 일방적인 특허 침해 주장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입장을 전한다"며 "앞으로 쿠쿠홈시스는 대화의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코웨이·청호나이스 소송 '엎치락뒤치락'…대법 판단 남아

코웨이와 청호나이스도 얼음정수기를 둘러싼 특허 침해 소송을 9년째 이어오고 있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지난 2014년 코웨이를 상대로 얼음정수기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청호나이스 코웨이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청호나이스 코웨이 [사진=아이뉴스24 포토 DB]

지난 2015년 1심에서는 청호나이스의 손을 들어줬다. 코웨이가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 인정된다며 특허를 침해한 코웨이 제품과 생산설비를 폐기하고, 손해배상 청구액 100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진행된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2심은 냉수를 미리 만든 후 이를 제빙 원수로 사용하는 것을 청호나이스 특허의 핵심으로 인정하면서도 코웨이 제품은 냉수를 미리 만드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청호나이스 특허 핵심이 구현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특허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청호나이스는 곧바로 상고했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업계에선 이같은 소송전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렌털업계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기술이 곧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기술처럼 보여도 그 안에서 차별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것 같다"며 "얼음 정수기의 경우 일반 정수기에 비해 많은 기술이 반영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다퉈볼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기업들이 지적 재산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돈과 인력 등을 투자해 만든 자산이기 때문에 대응에 보다 적극 나서는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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