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로 취임 1년을 맞았다. 아이뉴스24는 2022년 5월 10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시대 개막 이후 지난 1년간 외교·안보, 경제, 정치, 산업 등에서 이뤄낸 변화와 함께 집권 2년 차 과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정리한다. [편집자 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국정 운영의 방점을 찍은 '변화'는 경제 분야에서도 뚜렷했다. 정부 주도 포퓰리즘 정책을 정상화한다는 목표 아래 전임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한 대신, 민간·시장 중심의 길을 택했다. 기업투자 환경개선과 핵심 규제 개혁을 내걸고 법인세율을 1%p 인하했고,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 세액공제는 세계 최고 수준인 최대 25%로 확대(K-칩스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아이뉴스24 통화에서 경제 정책에 대해 "'마차가 말을 끄는 격'인 터무니 없는 소득주도성장을 버리고 기업 위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탈원전을 되돌리는 한편 노동, 교육, 연금 개혁을 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게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집권 2년 차 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전할 경제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하향 조정했고,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일 전망치를 1.1%로 제시했다. 내일(11일) 발표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수정 전망치는 종전 1.8%에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제의 부진은 일부 내수 회복 시그널에도 불구하고, 수출 반등의 기회가 보이지 않는 데 있다. KDI는 5월 경제 동향에서 수출은 대외여건 부진에 따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제조업 생산과 출하 감소세가 지속됐고 관련 기업심리지수도 낮은 수준에 그쳐 경기 부진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되면서 급격한 하강세는 진정된 것으로 봤다.
윤석열 정부는 당초 고질적 문제로 꼽혔던 '가격 폭등' 부동산 시장은 정상화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통계상 이전 5년간 전국 평균 42%, 서울 평균 93% 뛰었던 집값이 현 정부 출범 후 전국 -16.2%, 서울 -19.2%로 돌아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초저금리를 탈피해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로 돌아선 것이 결정적 원인이 되어 뒤따른 한국은행 금리 인상에 따라 일어난 변화다. 1년 사이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는 각각 1.00%→5.25%(금리 상단 기준), 1.50%→3.50%로 올랐다. 여기에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등 징벌적 부동산 세제를 완화해 시장 연착륙을 유도했다. 전방위적 규제 완화로 경착륙 위기는 피했지만 과도한 매매수요 위축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윤 대통령이 '1호 영업사원'을 내걸면서 '정상 세일즈 외교'에서는 구체적 성과를 냈다.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 방한을 계기로 40조원 규모 초대형 협약을 맺었고, 올 3월 약 9조 3천억원의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이 열렸다. 또 아랍에미리트(UAE) 약 40조원, 미국 약 8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 것도 뚜렷한 방향 전환이다.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재개했고 원전 일감 신속 공급을 추진했다.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도 세웠다. 전 정부로부터 무엇을 '변화'시켰는가를 수차례 강조한 윤 대통령은 탈원전 정책을 언급하며 최근 국무위원들에게 "새로운 국정 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자세)를 취할 경우 과감히 인사 조치하라"는 뜻도 밝혔다.
미래세대를 위한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의 하나인 연금 개혁의 경우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는 별개로 논의가 답보 상태에 그쳐 실망스러운 경제정책의 하나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개혁을 시작했다는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연금 재정에 관한 연구와 국민 의견 수렴 및 공론화가 진행 중이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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