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주가조작] "조작으로 인한 이득 알았다면 피해자 아닌 공범"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손실을 본 일부 투자자들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들도 공범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일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사건은 다단계 금융사기 구조가 있고 라덕연 씨가 투자자들에게 차입을 일으키는 부분을 알리지 않는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사기 피해자로서 의미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주가조작과 관련해선 순수 피해자로 보기 어렵고 주가조작이 이뤄져 자신들이 큰 이득을 취할 것이라는 인식 하에 투자했다면 그 인식 정도에 따라서 피해자가 아니라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라씨가 정상적인 투자라고 이야기하고 투자자들을 기망해 손해를 끼치려는 생각으로 H자자문업체를 만들었다면 그건 사기"라며 "그에 해당한다면 사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그냥 투자일 뿐이고, 투자의 손실은 개인의 몫이다. 라씨가 통정매매를 한다는 걸 알고 투자일임을 했다면 피해자도, 투자 실패자도 아닌 이 사건의 공범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주가조작 사태는 앞서 지난달 24일 대성홀딩스·삼천리·서울가스·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의 주가가 일제히 폭락하며 불거졌다.

투자컨설팅업체 H사의 대표인 라씨를 주축으로 한 주가조작 의심 세력은 시중 유통량이 적은 해당 종목들을 장기간에 걸쳐 사들이는 방식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넘겨받은 휴대전화와 신분증 등으로 증권사 계좌를 개설한 뒤 사전에 정해진 시점·가격에 주식을 사고파는 통정매매를 방식으로 주가 조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주가 조작 사태는 가수 임창정 씨와 박혜경 씨를 비롯한 연예인과 병원장, 기업 회장, 정·재계 인사 등 1천 명 이상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과 금융당국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과, 금융감독원 수사·조사 인력이 참여하는 합동수사팀을 구성하고 라씨와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주요 피의자들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