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분기 경기 침체에도 가전과 TV 사업에서 실적 선방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2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27일 1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성적표를 두고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못 넘기는 '어닝 쇼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제치게 됐다.
삼성전자 1분기 매출은 63조원, 영업이익은 6천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19%, 95.8% 감소한 수치다. LG전자의 1분기 매출은 20조4천178억원, 영업이익은 1조4천97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6%, 22.9% 줄었다.
가전·TV 사업의 경우 수요 부진 속에도 선방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가 어느 정도 안정화됐고,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가전·TV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10조원 중후반대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떨어지는 수준으로,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영업이익은 3천~4천억원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절반에 못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생활가전·TV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5조5천800억원, 영업손실 600억원을 거둔 바 있다.
2분기 가전·TV 사업부는 실적 악화가 예고되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모든 사업 부문의 실적 악화에 따라 1조3천억원의 적자로 전환될 전망"이라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사라지고, 계절적 수요가 약화됨에 따라 스마트폰, 가전 등 IT 세트 부문의 실적이 전 분기 대비 악화될 것"이라고 봤다.
LG전자의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7조원 후반대, 영업이익은 8천억~9천억원대로 관측된다.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약 2배 수준으로 큰 폭의 성장세가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 물류비 안정화 속 프리미엄 제품과 신가전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며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볼륨존(대량판매) 확대를 통해 제품 성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의 1분기 매출은 3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은 1천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원가 부담이 감소한 것은 물론 재고가 줄어들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TV 재고는 8주에서 6주로 줄어들며 정상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A는 가전 수요 둔화에도 시스템 에어컨 등 B2B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년과 유사한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물류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며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HE는 세트 수요 둔화로 매출은 부진했지만, 재고 정상화로 인한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4.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역시 2분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상고하저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 영업비용이 연말에 유통재고 건전화 등을 목적으로 크게 늘고, 1분기 일시적 감소 후 2분기부터 정상화되기 때문"이라며 "IT 산업 전반적으로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고, TV, 가전 수요 회복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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