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주택 세입자 피눈물" 다가구 보증금 사고가 절반

[아이뉴스24 소민호 기자] 전세보증금을 반환해주지 못하는 사례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사회적 현안으로 부각된 가운데 다가구주택에서 보증금과 관련한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외에 다가구 등 소규모 주택에서 집주인의 도덕적 해이가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와함께 아파트 전세보증금 사고 역시 늘어나며 지난 1분기 동안에만 작년 전체 사고 건수의 85%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세입자로서는 주택 유형을 막론하고 해당 주택이나 소유자의 재무 위험을 최대한 각별하게 살펴보고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당위적 메시지를 새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주택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현황을 파악한 결과, 올 들어 1분기 보증사고 건수는 총 7천974건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 2천974건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보증사고는 세입자가 전세계약 해지나 종료 후 1개월 안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거나, 전세계약 기간 중 경매나 공매가 이뤄져 배당 후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뜻한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 유형별로는 다가구주택이 3천928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특히 다가구주택 보증사고는 2021년 한해동안 58건에 그쳤으나 역전세난이 본격화한 지난해 6천678건으로 급증했고, 올해엔 작년 전체의 59%에 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파트 보증사고도 늘었다. 1분기 2천253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작년 1년 발생한 2천638건의 85%에 달한다. 또 '빌라'로 통칭되는 다세대주택과 연립주택 보증사고는 각각 1천513건, 35건으로 총 1천548건을 기록했다. 다세대주택의 경우 작년 1년치인 1천972건의 77%에 달해 사고가 집중 발생하는 유형의 주택 중 하나로 나타났다.

보증사고가 늘면서 HUG가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은 1분기에만 5천683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작년 전체 변제액(9천241억원)의 60%를 넘는 수준이다.

한편 전세기간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늘면서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있음을 명시하는 '임차권등기명령'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보증금을 맡긴 세입자가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를 하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임차권등기명령을 활용할 수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집계를 보면 올해 3월 집합건물 임차권 설정등기 건수는 2월(2천850건)보다 22%가량 늘어난 3천484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851건의 4배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