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이 한화그룹의 자금 조달 루트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글로벌 그린에너지 선도기업'을 앞세우며 국내외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녹색채권 등 ESG 채권이 한화그룹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는 최근 국내 최초로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한국형 녹색채권'은 기존 녹색채권에 올해부터 시행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가 적용된 회사채다. 국내 비금융기업 중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은 한화가 처음이다. 발행 시 '한국형 녹색채권 지침서(가이드라인)'를 준수하고 K-택소노미에 의해 정의된 녹색 경제활동에만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방지하고 기업의 친환경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화는 기존에 1천억원 규모를 발행할 예정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목표액의 7배가 넘는 매수 주문이 들어오면서 발행 규모를 1천9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렸다.
한화는 조달 자금을 녹색분류체계 혁신 품목인 태양전지용 장비를 생산하는 설비 공급에 사용할 예정이다. 해당 설비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태양광 생산단지(솔라허브)에 들어간다.
한화는 지난 2021년 4월 첫 발행 이후 매년 ESG 채권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너지,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계열사를 포함해 2021년 6천300억원, 지난해 6천850억원 등 이후 한화그룹은 ESG 채권 발행을 통해 최근 2년 동안 약 1조5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했다.
한화그룹이 국내외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ESG 채권이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를 구축하고 있다가 3.3GW 규모의 잉곳-웨이퍼-셀-모듈 생산라인을 보유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프랑스 재생에너지 기업 RES프랑스를 인수했고,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의 지분 100% 인수로 친환경 수소(혼소)발전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11월에 한국재생에너지 기업 중 최초로 K-RE100(한국형 재에너지 100%)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2021년 5월 그룹 ESG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ESG경영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ESG채권 발행 시에도 ESG 위원회에 사후 보고하는 과정도 거치도록 하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ESG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태양광 셀·모듈 생산라인 증설, 대기오염 방지, 에너지 효율화, 친환경 건축물 건립 등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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