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석범 기자] 보험회사의 법인보험대리점(GA) 지분투자가 해당 보험사의 상품 판매 증대로 연결되면서 대리점의 근간인 비교·추천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GA는 보험사를 대리해 보험계약을 모집할 때 서로 다른 보험사의 상품 3가지를 비교·추천해야 한다. 보험업감독규정 별표5의 6(대형 법인보험대리점의 영업기준)은 법인보험대리점의 보험상품 비교·설명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다수의 GA가 다양한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와 판매 제휴한 것도 같은 이유다.
문제는 지분투자가 특정 보험사의 상품 판매를 유도해 GA의 근간인 보험 비교·추천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인 보험사가 자사 상품 판매에 힘을 써달라고 요구하면 GA 입장에선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보통 GA 경영진은 투자자인 보험사의 판매량을 챙길 것을 본사 영업 총괄 부서에 지시 또는 전달하고, 결국 판매 최첨병인 보험설계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면 설계사가 고객에게 제시할 상품을 고를 때 경영진의 요구를 한 번 더 고려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고객에게 덜 적합한 상품이 비교·추천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사실상 2개 상품만 비교 대상에 올리는 것으로, 비교·추천 시스템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런 구조가 가능한 건 보험사의 투자를 받은 GA의 특이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언급된 GA(인카금융서비스·리치앤코·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 등)는 다른 GA와 달리 오너형 GA로 대표 개인이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하다.
GA는 연합형과 오너형으로 나뉜다. 연합형은 개별 GA가 보험사와의 수수료 협상 우위를 위해 모인 연합체를, 오너형은 개인이 직접 설립한 회사를 뜻한다. 연합체는 대표가 많은 탓에 특정인의 지배력이 낮고, 오너형은 대표 개인의 지배력이 높다.
최병채 인카금융서비스 대표는 지분율 22.12%를 보유했으며, 한승표 리치앤코 대표는 본인 지분을 보험사에 조건부 매각했지만, 여전히 지배력은 막강하다. 박동균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 대표의 회사 지배력 역시 마찬가지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GA의 성장을 보고 투자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해당 GA에 돈을 주고 신계약을 늘리겠다는 꼼수"이라며 "보험사도 살아남아야 하니까 투자했겠지만, GA 본연의 비교·추천 취지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석범 기자(0106531998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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