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소희 기자]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이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급락하면서 경제 위기 경고등도 커지고 있다.
16일 세계무역기구(WTO)와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지난 해 전 세계 수출액은 24조9천44억8천900만달러인 가운데 우리나라의 수출액(6천835억8천500만달러) 점유율은 2.74%로 나타났다.
이로써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2020년(2.90%) → 2021년(2.88%) → 2022년(2.74%)로 2년 연속 하락했다.
수출액 점유율도 2017년 3.25%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걷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으로 2019년 2.85%를 하락한 이후 2020년 2.90%, 2021년 2.88%, 2022년 2.74%로 줄곧 2%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작년 점유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기가 타격을 입은 2008년(2.61%) 이후 최저치다. 미·중 무역 전쟁으로 세계 각국에서 보호무역이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겹치며 수출 중심의 한국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대표적인 효자 상품인 반도체의 수출 비중은 2018년 20.9%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9년 17.3%, 2020년 19.4%, 2021년 19.9%, 2022년 18.9%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 들어 1분기 비중은 13.6%로 더욱 하락했다.
지난달까지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면서 수출보다 수입이 많은 무역적자도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무역적자 규모는 224억100만달러로 지난해 전체 무역적자 477억8천400만달러의 46.9% 수준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입 규모에서 차지하는 무역적자 비중은 6.9%로 지난해(3.4%)의 두 배가 넘었다.
이같은 무역수지 악화는 중간재 수출이 많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무역 구조적 원인에 따른 것이다.
중간재 품목의 수출 비중이 74%로 높은 상황에서 세계적 경기 침체로 중국, 베트남 등에서 한국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드는 수요가 줄어든 데다 중국의 경우 자국 중간재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는 93%로 매우 높은 가운데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수입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호황에 안주하며 수출 주력 업종 변화에 소홀해 수출 산업의 경쟁력과 역동성이 뒷걸음질 친 측면이 있다"며 "중간재 수출 감소와 에너지 수입 증가라는 연쇄 고리를 중장기적으로 수출 품목 다변화와 고급화로 끊어내려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소희 기자(cowhe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