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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열쇠집이 '직방 시그니처 색' 갈아입은 까닭 [현장 써머리]


직방, 도어록시장 진출 후 리셀러 매장 간판과 시트지 교체 지원 나서
이달 말부터 '직방' 브랜드 간판으로 탈바꿈시키며 도어록 홍보 본격화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여기 ○○열쇠집 맞나요?"

서초구 일대에서 오랜 기간 영업해온 한 열쇠수리 가게가 최근 업태를 생각해내기 어려울 만큼 화사한 외관으로 변신했습니다. 자주 산책을 나서는 길에 있어 한눈에 변화를 알아챘습니다. 'zigbang smart home(직방 스마트 홈)'이라는 문구와 선명한 오렌지색 간판까지 붙어있어 궁금증에 쉽게 지나치기도 어려웠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궁금해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곤 "기존에 있던 열쇠집이 맞냐"고 주인장한테 물어봤습니다. 가게 사장님은 "그 열쇠집이 맞다. 여러 회사의 제품도 팔고 있지만, 삼성SDS에서 넘어간 직방의 도어록도 있다"며 "휴대전화에 등록만 해두면 지문인식이나 비밀번호 입력 없이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고 상세한 설명과 함께 직방 도어록 제품 하나를 추천해줬습니다.

분명 여러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가게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주황색 간판과 가게 외부를 장식하고 있는 직방 로고가 박힌 시트지를 보면 분명한 의도가 담겨 있으리라 생각됐습니다.

직방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니 확실하게 이해가 됩니다. "오프라인 영업 채널 중 총판을 거쳐 판매되는 리셀러 매장이 있는데, 이들 중 일부 가게를 대상으로 직방이 간판과 시트지 등의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겁니다.

즉, 직방은 도어록 시장에 진출하면서 통신사 대리점과 같이 오프라인 총판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세일즈에도 나선다고 합니다. 직방이 총판에 제품을 보내면 총판이 위와 같은 파트너사(리셀러)에 제품을 보내는데 현재 이들 리셀러를 대상으로 직방이 'zigbang smart home' 간판과 시트지 교체 등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서울 서초구 일원 직방 스마트 홈 간판을 달고 운영 중인 열쇠 및 도어록 가게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서울 서초구 일원 직방 스마트 홈 간판을 달고 운영 중인 열쇠 및 도어록 가게 전경. [사진=김서온 기자]

현재 전국 3개 매장이 간판과 시트지 교체를 마쳤다고 하네요. 이달 말 본격적으로 전국 매장을 대상으로 교체 작업에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다만 지역별 간판 샘플 테스트와 구청의 허가 과정 등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무려 백 단위의 점포가 직방의 시그니처 컬러를 입고 영업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직방 관계자는 "기존 삼성 스마트 도어록 스토어 간판을 지원받은 가게의 브랜드 전환 과정이기도 하고, 직방 브랜드를 일반 소비자에게도 노출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직방 브랜드 간판으로 교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7월 직방은 삼성SDS의 홈IoT 사업 관련 권한을 모두 넘겨받고 새 주인이 됐습니다. 직방이 인수한 삼성SDS 홈IoT 사업 부문은 지난 2004년 푸시풀(push-pull) 제품 출시 이래 국내 디지털 도어록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을 압도해온 이 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은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이어 지난 2월 직방은 먼 중동에서도 기쁜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직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주택회사(National Housing Company·NHC)와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시장의 디지털화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업무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도어록·월패드 등 스마트홈 시스템 도입 시 최우선 협의 ▲직방의 네옴시티 수주 관련 네트워크 구축 ▲주택 관리 솔루션의 디지털화를 위한 스마트홈 및 메타버스 환경 조성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무려 총 사업비 6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사우디아라비아 초대형 건설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건설에 직방이 일조할 것이란 기대감이 생겨나는 대목입니다. 일각에선 뜬구름 잡는 소리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있지만, 용역 수주가 가시화하고 정부가 나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업무협약 당시 라이얀 알 아킬 NHC 부사장은 "프롭테크 서비스로 시작해 스마트홈까지 외연을 확장한 직방의 기술과 노하우가 사우디아라비아 부동산 시장 디지털 전환에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주거분야 디지털 전환에 대한 사우디 정부 차원의 관심을 표한 바도 있네요.

또한, 지난해 말 직방은 집 모양의 아이콘에 '확장'을 의미하는 타원형을 얹어 '프롭테크를 통해 주거 경험을 무한히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담은 새 CI를 공개했습니다. 이와 함께 직방의 시그니처 컬러인 기존 오렌지색의 명도와 색조 변화를 통해 훨씬 깊어진 색감을 줬습니다.

이 때문인지 현재 전국 3개에 불과하다는 오렌지색 옷을 입은 직방 스마트 홈 간판을 설치한 매장이 눈에 쏙 들어왔는데요, 일반 광고뿐만 아니라 소비자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었다는 직방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 같습니다. 소비자에게 강한 인식을 남기고 싶다는 직방의 의지가 앞으로 더 많은 제품, 더 좋은 서비스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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