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요즘 이커머스 업계에서 화두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행보다. 큐텐이 업태와 점유율이 비슷한 국내 이커머스 3사를 잇따라 인수해서다. 구 대표의 결정이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을지,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주목된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세운 회사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현재 큐텐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등지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11개 언어로 24개국에 제품 판매·배송을 제공한다.
이렇게 큐텐을 키워온 구 대표는 지난해 9월 티몬을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다시 발을 들였다. 지난 2010년 이베이와 합작법인 큐텐을 만들면서 최대 10년간 국내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겠다는 조건에 합의한 이후 첫 회사 인수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 인수전에도 도전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그런 이력을 가진 구 대표의 큐텐이 최근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까지 인수한 것이다.
큐텐은 티몬 인수 후 해외 직구와 마케팅을 강화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큐텐이 확보한 글로벌 경쟁력을 적극 이용한 덕분이다. 큐텐의 해외 셀러가 직접 상품을 등록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단계가 없고 11개국 19개 기점에 위치한 큐익스프레스의 물류를 기반으로 배송기간을 당일 또는 익일로 대폭 줄였다.
또 티몬은 지난 1월부터 큐익스프레스와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을 선보이며 해외 판매를 원하는 국내 셀러를 위한 마케팅 지원을 대폭 강화했다.
티몬의 안정적인 경영에도 영향을 미쳤다. 큐텐에 인수되기 전 티몬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였던 탓에 인수합병설이 주기적으로 돌았다. 수익성에만 집중하다 보니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기 위해서도 눈치를 봐야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큐텐에 인수된 이후 경영 불안정성이 해소됐고, 큐텐은 티몬의 판매력 강화에 적극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그 결과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지난해 4분기 티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 늘어난 데 이어 올해 1분기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상승했다. 티몬의 해외 직구 거래액 역시 반기만에 56% 성장했다.
큐텐은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티몬과 같이 기존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강화해 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플랫폼들을 통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기조는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큐텐은 3개의 플랫폼을 확보하면서 단숨에 업계 4위로 올라섰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17%로 1위, SSG닷컴과 지마켓이 15%, 쿠팡(13%), 11번가(6%), 롯데온(5%), 위메프(4%), 티몬(3%) 등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업계는 단순히 점유율만 합친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있다. 성격이 비슷한 플랫폼들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전략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점유율이 합쳐져 시너지를 낼지, 분산됨으로써 효과가 미미할지 예측하는 것도 어렵다.
이 같은 우려에도 큐텐이 가진 직구, 역직구, 글로벌 물류망 확보 등 경쟁력은 국내 이커머스에 비해 압도적이다. 이커머스 1세대인 구 대표에게 확실한 계획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시너지가 어떻게 나타날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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