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한파(크립토 윈터)가 불어닥친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서 고팍스는 유독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북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맺으며 5대 거래소로 도약했지만, 코인마켓과 별 차이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고파이 출금 지연, 바이낸스 인수 등 고팍스를 둘러싼 위기와 기회 요인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가상자산 침체기를 의미하는 '크립토 윈터' 상황에서도 국내 5대(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들의 코인 거래는 올 1분기부터 조금씩 회복세다. 다만 5대 거래소 막내인 고팍스만은 거래량이 되레 줄었다.
11일 가상자산 데이터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국내 5대 거래소의 지난 1분기 누적 거래액 총합은 3천121억 달러(약 412조원)였다. 지난해 동기보다는 28% 감소한 규모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2배 이상(106%) 늘었다. 지난해 4분기는 세계 3대 거래소였던 FTX가 파산하면서 크립토 윈터가 정점을 찍었던 시기다.
국내 원화 거래소들이 최악의 시기를 지나는 듯하나 고팍스는 크립토 윈터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모든 5대 원화 거래소가 전 분기 대비 거래량이 증가했지만, 고팍스는 810만 달러(약 107억원)가량 줄었다. 10일 기준 월간 방문자 수도 코인거래만 가능한 코인마켓 '플라이빗'보다도 적었다.
고팍스의 성장 둔화는 FTX 파산 여파가 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 원리금 상환 지연으로 번지면서 본격화했다. 실제로 고팍스는 지난해 11월 16일 고파이 출금 지연 사태가 발생한 이후 신규 가상자산 상장을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9일 상장한 오브스(ORBS)가 마지막이었다.
물론 상장을 무조건 많이 하는 게 정답은 아니다. 상장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가게에 진열하는 상품 개수가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지만, 상장 이후 관리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생긴다. 업황이 안 좋은 요즘 업비트, 빗썸을 제외한 고팍스 등 중소형 거래소에는 신규 상장이 부담일 수 있다.
그런데도 고팍스처럼 한 분기 동안 상장을 멈춘 원화 거래소는 찾아보기 어렵다. 고파이 출금 지연 사태 발생 이후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15종, 27종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했고, 코인원과 코빗도 3~4종의 가상자산을 신규 상장했다. 타 거래소와의 이용자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가상자산 거래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거래소들의 성장 동력은 신규 가상자산 상장이다. 통상적으로 신규 가상자산이 상장되면서 이용자 유입과 거래량 상승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상장 직후 가격이 크게 오르는 소위 '상장 빔'도 신규 가상자산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비롯한 용어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파이 해결 전에는 상장할 생각이 없어서 상장 신청이 들어와도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며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고파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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