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남은 기적…'0%' 확률 뚫은 '미라클 도로공사'

[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한국도로공사의 위대한 도전은 결국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게 됐다.

한국도로공사는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흥국생명을 세트 스코어 3-2(23-25 25-23 25-23 23-25 15-13)로 제압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1~2차전을 내준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경우는 없었다. 아울러 최종전까지 끌고 온 전례도 없었다.

도로공사는 올 시즌 흥국생명의 안방에서 전패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흥국생명전에서 1승 5패를 기록했는데 1승은 6라운드 김천체육관에서 기록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인천에서는 모두 패했다.

김종민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어제 선수단 미팅에서 '이미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챔피언결정전을 이렇게 경기할거라 믿은 사람은 없다. 기적을 기록에 남기느냐, 배구 팬들 기억에 남느냐는 5차전에 달렸다'고 말했다"라며 "우리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과감하게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잃을 것이 없었던 도로공사. 15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탓에 체력도 이미 바닥난 상태였다.

정신력으로 5차전을 버틴 도로공사는 끝내 왕좌에 오르며 기억으로 남을 수 있었던 순간을 기록으로 새겼다.

도로공사는 2007-08시즌 GS칼텍스, 2008-09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차지한 세 번째 팀이 됐다.

아울러 2018-19시즌 흥국생명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고 2017-18시즌에 이어 통산 두 번째 왕좌에 올랐다.

외국인 교체도 신의 한 수가 됐다. 도로공사는 시즌 중반 카타리나 요비치를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로 교체했다. 봄 배구를 대비한 선택이었다.

캣벨은 교체 초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며 우려를 자아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 힘을 냈다.

캣벨은 이날 팀 내 최다인 32점을 책임지며 우승에 앞장섰다.

캣벨은 챔피언결정전 5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2점을 책임지며 주포 역할을 해냈다. 그 결과 기자단 투표에서 17표를 받아 박정아, 배유나(이상 7표)를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