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팀 동료들이 다가와 어깨를 다독였다. 그러나 눈물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2차전이 끝난 뒤 현대캐파탈 아웃사이드 히터 이시우가 그랬다. 그는 이날 '조커'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이시우는 풀세트까지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1~3세트는 교체로 뛰었고 4, 5세트는 선발 출전했다. 그의 진가가 돋보인 건 현대캐피탈이 끌려가던 4세트였다.
이시우는 공격 득점 뿐 아니라 점수를 따라잡고 분위기를 끌고 오는 서브를 여러 번 상대 코트에 꽂았다. 현대캐피탈이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시우 타임'이 완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5세트 듀스 상황에서 한국전력 조근호의 서브 에이스 상황이 이시우에게 뼈아팠다. 리시브 범실이 포인트로 바로 연결됐고 현대캐피탈은 2-3으로 한국전력에 패했다.
이시우는 자신의 실수로 팀이 졌다는 사실에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다. 28일 안방으로 다시 돌아와 치른 플레이오프 최종전.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예상 밖 결정을 내렸다.
이시우를 교체 카드가 아닌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이시우는 이날 5점 공격성공률 30%로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장기인 서브로 한 점을 냈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챔피언결정전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이시우의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짐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숫자상 활약도는 낮았지만 이시우는 중요한 상황마다 상대 추격 흐름을 끊는 공격 득점을 올렸다.
현대캐피탈이 당시 1, 2세트를 연달아 따냐는데는 이시우가 발판을 마련한 부분이 있다. 그는 한국전력이 쫓아오고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마다 점수를 냈다. 테니스로 치자면 브레이크 포인트를 가져온 셈이다.
그런데 이시우가 코트로 나오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건 팀 전체적으로 보면 좋은 일은 아니다. 그럴 만 한 이유가 있어서다.
주정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발목을 다쳐 경기에 뛸 수 없어서다. 최 감독도 이시우를 내보낼 수 없는 상황이다. 이시우도 역시나 팀이 현재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30일부터 시작되는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에서 더욱 집중하려고 한다. 이시우는 "정말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지난 플레이오프 3경기를 되돌아봤다.
무엇보다 3경기 14세트를 치르는 동안 고비를 잘 넘기고 시리즈를 승리로 마칠 수 있었다는 게 소득이다.
이시우도 "팀 동료들과 함께 이길 수 있어 내겐 큰 영광"이라고 했다. 그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더 집중하겠다"며 "우승을 차지해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5전 승제로 열리는 챔피언결정전은 1, 2차전의 경우 대한항공의 홈 코트인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다. 3, 4차전은 현대캐피탈의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다.
마지막 5차전까지 갈 경우에는 계양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열린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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