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한국전력 입장에선 반격 기회를 잡았다. 한국전력은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3전 2승제) 3차전에서 1, 2세트를 연달아 내주면서 끌려갔다.
3세트도 중후반께 16-19로 리드당하고 있었다. 세트 스코어 0-3 패배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은 추격에 시동을 걸었고 5연속 득점하며 흐름을 바꿨다.
결국 해당 세트를 따냈다. 세트 만회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4세트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
현대캐피탈은 2-5로 끌려가는 가운데 선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날 1~3세트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로 나온 이시우를 대신해 신장이 좋은 홍동선을 내보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꺼낸 '홍동선 카드'는 결과적으로 잘 들어맞았다. 홍동선은 4세트 후반 한국전력 추격 흐름을 끊는 귀중한 3점을 냈다.
2단 연결된 공을 두 차례 점수로 냈다. 한 점은 서브 에이스로 올렸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 빈틈을 보이지 않았고 해당 세트를 25-21로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세트 스코어 3-1로 이겨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한국전력을 제치고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홍동선은 소속팀이 가장 필요로 한 순간, 귀중한 점수를 이끌어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솔직히 오늘(28일) 경기를 앞두고 문성민이 형, 박상하 형이 '어쩌면 이날이 자신들에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보였다"며 "그래서 더 지고 싶지 않았다. 두 형들을 포함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다"고 얘기했다.
홍동선이 3차전 4세트에서 올린 공격 득점이 의미가 있던 이유는 또 있다. 상대 서브에 홍동선의 리시브가 흔들렸다. 세터 김명관은 그러나 홍동선에게 패스(토스)를 보냈다.
보통 이런 경우 공격을 제대로 처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홍동선은 어려운 공격을 잘 마무리했다. 리시브가 흔들린 부담을 잘 극복했다.
그는 "자신있게 스파이크를 시도하려고 했다"며 "(김)명관이 형이 믿고 공을 보내줘서 힘이 났다. (리시브가 흔들렸지만)분위기를 어떻게든 바꿔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운도 따랐다"고 공격 득점 상황에 대해 되돌아봤다.
최 감독은 "(홍)동선이가 시즌 중 소셜 미디어(SNS)상에서 팬들에게 좀 혼이 났었다"며 "감독인 내가 보기에 시즌 후반 이런 일 등으로 너무 의기 소침해지더라. 그래서 '나는 괜찮으니 힘을 더 냈으면 한다'고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홍동선 역시 최 감독이 언급한 일이 사실이라고 했다. 코트 밖 일로 힘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았겠지만 홍동선은 부담과 걱정을 잘 덜어내고 제 몫을 했다. 최 감독도 "그래도 중요한 고비에서 (홍)동선이가 해결을 잘해줬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변칙적인 라인업과 포메이션을 선보였다. 결과는 좋았다. 교체 카드도 잘 들어맞은 셈이다.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이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일 수 있다.
대한항공을 상대로 치르는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된다. 전광인이 코트로 나올 수 있다고 해도 100%컨디션일 수는 없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홍동선을 포함해 이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이시우, 원 포인트 서버로 투입돼 제 역할을 한 이준협 등이 다시 힘을 내야한다.
/천안=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