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올 2분기 보험사 유동성 고비…콜옵션만 2조


SVB 파산·CS 채권 상각 겹악재로 시장 우호적이지 않아
"KDB생명 외화 자본성증권 대주주와 상환 방식 논의 중"

[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지난해 돈줄이 말라 자금조달에 애를 먹었던 보험업계가 올해 2분기 또 한 번 고비를 맞는다. 보험사의 2분기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조기 상환권) 만기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하는데 금융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가 발행한 약 23조원의 코코본드(AT1·신종자본증권)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되면서 국내 자금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현금(동전)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2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오는 2분기에 도래하는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등 자본성 증권의 콜옵션 물량은 2조1천132억원이다. 올해 보험사들의 콜옵션 만기는 4조원가량으로 2분기에 가장 많이 몰려 있다.

다음 달 보험사들의 조기 상환 규모는 한화생명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메리츠화재 1천억원이며 5월에는 DB생명(300억원), DGB생명(500억원), KDB생명 2억 달러(약 2천600억원), 6월에는 롯데손해보험(600억원), 신한라이프(2천억원) 등으로 추정한다.

보험업계에선 올해 들어 문제 없이 상환하고 있는 점을 들어 예정된 것도 콜옵션을 이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흥국생명이 콜옵션 행사를 번복하며 자금경색 위기가 번졌던 만큼 시장 혼란을 부추기지 않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5월 콜옵션이 도래하는 KDB생명을 두고 벌써 우려한다. KDB생명의 경우 외화 신종자본증권으로 상당한 규모지만, 현재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KDB생명 측은 콜옵션 만기를 앞두고 대주주와 구체적인 상환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흥국생명이 모회사인 태광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의 긴급 수혈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KDB생명은 매각 진행 중으로 대주주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CS 발행 채권이 전액 상각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차환 발행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2분기에 조기 상환이 예정된 보험사들을 보면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거나 사모 발행 건이다. 10억 달러로 가장 큰 규모의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예정대로 상환한다며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밝혔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8년 발행 건은 외화자산으로 운용해왔다"며 "1분기 중 현금화해 상환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달 최대 4천억원 코코본드 발행을 계획했던 우리은행은 상반기 중 발행으로 일정을 미뤘다. 최근 보험사의 채권 발행도 불안하다는 상황을 방증한다. ABL생명이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예측에서 참패였다. 700억원 전액이 미매각 나면서 대표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이 이를 떠안았다. ABL생명은 지난 14일 애초 계획한 규모에 증액한 1천3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에 매각하면서 발행은 예정대로 마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SVB 파산과 CS 채권 상각 등 겹악재에도 국내 금융 시장의 미칠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면서도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어려워진 채권 발행 시장에 자금경색 우려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올 2분기 보험사 유동성 고비…콜옵션만 2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