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유림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조원 이상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R&D 비용을 1조 이상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 매출의 25%를 R&D에 써온 네이버도 지난해 2조원 가까이를 R&D에 투입했다. 인공지능(AI) 등 선행 기술 확보, 서비스 고도화 등 기술 본연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과감하게 배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조213억원을 지출했다. 그 전해인 2021년엔 7천644억원을 쓴데 이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2021년 대비 약 33.6% 증가한 규모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12.5%에서 2022년 14.4%로 늘었다.
카카오는 AI, 클라우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R&D 실적을 쌓고 있다. 또한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반으로 스팸이나 어뷰징 등을 분석해 차단하는 연구 다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2조원에 가까운 1조8천90억원을 R&D에 투입했다. 재작년인 2021년 1조6천550억원과 비교하면 9.3%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24.28%에서 2022년 22%로 소폭 줄었지만 규모는 그 전해인 2021년 대비 증가했다.
네이버도 다양한 자연언어처리 관련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초대규모 딥러닝 언어모델 등 연구과제를 다수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동안 연 매출의 25%를 R&D에 투입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양대 포털의 R&D 비용 증가는 자사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선행 기술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올해는 전 세계를 뒤흔든 AI 챗봇 '챗 GPT'에 대응해 AI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R&D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신기술에 투자를 단행해야 할 타이밍"이라며 "AI만 해도 아직은 한국어에 미숙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해외 빅테크가 규모와 자본력을 앞세워 바짝 추격하고 있어 네이버와 카카오로서는 R&D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유림 기자(2yclev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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