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판매점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가전 수요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순 판매를 넘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노리는 모습이다.
가전 제조업체들의 공세가 이어지면서 전통 가전양판점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 유통 매장의 고객경험을 강화하며 판매점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오프라인 매장 명칭을 기존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삼성스토어'로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디지털프라자' 명칭을 사용해왔는데, 23년 만에 처음으로 이름을 바꿨다.
갤럭시·비스포크·스마트싱스·라이프스타일 TV 등으로 한층 젊어진 삼성전자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비스포크 가전과 갤럭시 기기 사용법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쿠킹·인테리어·갤럭시 활용 숏폼 제작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도 집중할 방침이다.
LG전자 역시 가전 판매 매장인 '베스트샵'을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 강좌를 비롯해 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대여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엔데믹으로 매장 방문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프라인 매장에 힘을 실으면서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가전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의 롯데하이마트는 삼성스토어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삼성스토어가 지난해 3조 중반대의 매출을 거두며 롯데하이마트(3조3천368억원)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스토어가 국내 가전양판점 1위에 오른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삼성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감소를 기록했지만, 롯데하이마트의 하락 폭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스토어는 '코로나 특수' 속 급격한 성장을 이어왔다. 지난 2018~2019년만 해도 삼성스토어는 롯데하이마트, LG베스트샵에 이어 3위를 기록했지만, 지난 2020년 3조2천977억원, 2021년 3조7천892억원으로 매출을 불려왔다.
반면 롯데하이마트는 꾸준히 실적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넘긴 이후 줄곧 4조원대를 지켜왔지만, 2021년 3조원대로 주저앉는 등 매출이 쪼그라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13.8%나 줄었다.
LG 베스트샵의 경우 지난해 2조 중후반대의 매출을 낸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샵은 지난 2019년 2조8천280억원, 2020년 2조8천905억원, 2021년 2조9천540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랜드도 큰 폭의 매출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전자랜드의 매출은 7천억원 초반대로 전망된다. 전자랜드 매출은 2018년 7천472억원, 2019년 7천795억원, 2020년 8천504억원, 2021년 8천784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지난해 수요 부진 속 판매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비스포크, LG 오브제 컬렉션 등 한 브랜드 제품을 패키지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제조사들이 직접 운영하는 가전 판매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현재로서는 장점이 희석된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온라인 채널로 소비가 이동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프라인 매장에 보다 힘을 싣는 모습"이라며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도 차별점을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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