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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VB 이어 유럽 CS까지…커진 변동성에 빚투 공포↑


반대매매 6개월 새 최대…"보수적인 접근·리스크 관리 필요"

[아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연초 상승하던 국내 증시가 꺾이고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이어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까지 국내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커진 변동성과 위기감에 국내 빚투(빚내서 투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안이 계속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301억원으로 집계됐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2.5% 수준이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바닥에 놓여진 사금융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전통시장 바닥에 놓여진 사금융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미수거래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고 사흘 후 대금을 갚는 초단기 외상이다. 반대매매는 증권사가 주식을 담보로 투자자에게 자금을 빌려준 뒤 주식 가치가 대출한 돈의 140% 밑으로 내려가면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 가치가 너무 떨어져 투자자가 돈을 갚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증권사가 주식을 미리 팔아 빌려준 돈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반대매매 금액이 3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 9월 30일(324억원)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증시가 소폭 오른 14일에는 이보다 10.9% 줄어든 26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달 28일 수치인 125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도 최근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천966억원으로 작년 9월 29일(2천802억원)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14일에는 소폭 감소한 2천666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여전히 3천억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빚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도 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3일 기준 18조 3천477억원에 달했다. 14일은 전일 대비 0.46% 줄어든 18조2천64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고가 18조를 웃돈 것 또한 작년 9월 27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연초 상승 랠리로 국내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자 빚으로 주식에 뛰어들었다가 최근 큰 변동성과 SVB 파산 사태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반대매매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2.55%, 코스닥은 3.90% 감소했지만, 15일은 각각 1.3%, 3.04% 증가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작된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열풍이 젊은 세대의 빚투로 이어지면서, 피해는 날로 심해지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채무 조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30 세대 채무조정 확정자 수는 2018년 3만4천859명에서 작년 4만2천948명으로 23.2%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채무조정 확정 건수 증가율은 무려 46.7%로, 60대 미만 세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채무조정 신청자들이 빚을 내게 된 사유 중에선 '재테크 시도' 비율이 급증했다. 2018년에는 20대의 채무조정 신청 사유 중 재테크 시도가 90건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14배에 육박한 1천243건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 역시 313건에서 2천139건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2030 세대를 합하면, 40대 이상 장년층을 웃돈다.

또한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게 된 이유를 뜻하는 연체 발생 사유로 '주식 등 투자실패'를 꼽은 이들도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2018년에는 20, 30대가 각각 96건, 370건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1천62건, 1천919건으로 대폭 상승했다.

SVB 사태, CS 유동성 위기로 전 세계가 긴장 중인 가운데 미국의 긴축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수요 위축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오는 21~22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도 증시에 변곡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외 증시에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투자 시에는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시장은 경계감이 상존하고 있으며 투자심리는 극악의 상황"이라며 "거래량은 크게 위축됐고 그나마 있는 거래도 시가총액 상위 주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수 하락 시 피해야 하는 종목은 공매도잔고 상위, 신용융자 상위, 목표주가 괴리 상위 스타일도 현재 기준 우호적이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본토에서 발생한 은행 파산 이슈가 아시아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 증시 역시 그 영향권에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지난주 외국인이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했던 업종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로 수급이 불안한 상황이므로 외국인 순매도 물량이 더 출회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건강관리, 호텔·레저, 하드웨어, 운송 등의 종목에선 공매도 잔고비율도 이전보다 높아진 상황이므로 투자에 있어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증시는 이중고(二重苦)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중앙은행(ECB) 50bp 금리인상에 이어 미국도 50bp 금리인상 우려가 커질 경우 한국도 추가 금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성장 이슈보다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에는 고강도 긴축을 넘어 경기불안, 금융시스템 불안이 커지고 있고 달러화 등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압력은 여전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피의 하방압력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조정시 비중 확대 전략은 유효하지만, 아직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jy100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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