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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네덜란드 압박에 코너 몰린 中…'반도체 굴기' 난항


미 정부, 내달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확대…장비업체도 '비상'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미국 정부가 중국을 상대로 한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은 이 규제에 네덜란드, 일본도 동참하라고 압박하면서 중국 반도체를 고사 위기로 몰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내달 새로운 대(對) 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새로 추진하는 수출 통제 계획을 반도체 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일본, 네덜란드와 협의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새 규제가 도입되면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미국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장비의 수가 지금보다 2배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화상회의 [사진=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반도체 화상회의 [사진=AP/뉴시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0월부터 7일 미국 기업은 18나노미터(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첨단 기술 수출 시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생산 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면 '거부 추정 원칙'에 따라 수출이 사실상 전면 통제된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에 네덜란드, 일본이 가세하면 중국에 공급되지 못하는 반도체 장비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네덜란드는 수출 규제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고, 일본도 확언하지 않았지만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KLA, 램리서치 등 3개의 주요 반도체 장비 생산 업체이 있다. 이들 3개 기업은 일본의 도쿄일렉트론, 네덜란드의 ASML과 함께 반도체 장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3개국의 제품이 없으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기 어렵다.

중국 반도체 업체는 미국의 제재로 반도체 굴기는 커녕 전체 산업이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중국 매체 신랑재경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반도체 기업 5천700여 개가 등록을 취소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68%나 증가한 규모다.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지난달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이 국가 역량을 동원해 중국 기업을 압박하고, 일방주의와 사리사욕으로 세계무역기구의 규칙을 위반하며 산업망과 공급망을 교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반도체 장비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세계 노광장비 1위 ASML의 고민이 크다. ASML은 반도체 제조사에 장비를 납품하는 을의 입장이지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대기를 하며 장비를 구매하고 있어 '슈퍼 을'로 통한다.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ASML의 EUV 장비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중국은 매출의 두 자릿수 이상을 책임지는 지역이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9년 ASML이 중국에 EUV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이전 세대인 심자외선(DUV) 노광장비에 대해선 수출을 허용해왔다.

규제가 시행된다면 ASML은 물론 중국 내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타격이 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ASML은 "어떤 장비가 대상인지 추가 정보가 없긴 하지만 가장 최신 DUV 장비에만 (규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정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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