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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VIP님도 1시간 기다리셔야 합니다"


백화점 업계 호실적에 VIP 급증하며 전용 라운지 커피 대기줄 '북새통'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현재 만석입니다. 대기 7번이세요. 1시간 정도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맛집 대기 풍경이 연상되는 장면. 그런데 주인공은 최소 연간 4천만원 이상을 소비해야 출입할 수 있는 백화점 VIP 고객을 위한 라운지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퍼스트 라운지. [사진=구서윤]

지난해 백화점 업계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위기에도 호실적을 거두면서 VIP 고객 수 역시 대폭 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VIP 고객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 VIP 고객이 음료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의 경우 평일에도 만석이어서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려야 할 정도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VIP들 사이에선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9일 오후 1시 30분경 찾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VIP 라운지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5분 사이에만 10명이 넘는 고객이 드나들었다. 이곳은 14층에 위치한 '퍼스트 라운지'로 신세계백화점이 매년 구매 금액 최상위 999명에게만 부여하는 '트리니티' 등급 고객과 연간 구매금액 6천만원·4천만원 이상 고객에게 부여하는 '다이아몬드·플래티넘' 등급이 입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퍼스트 라운지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입구에서부터 "뭐야, 기다려야 되나 봐"라고 입을 모았다. 입장해 대기번호를 받고 다시 나와 대기할 공간을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라운지 바로 옆으로는 의자 4개가 놓여 있어 대기공간이 부족한 탓이다.

이렇다 보니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날 퍼스트 라운지를 찾은 한 고객은 "자주 (라운지에) 오는데 요즘에는 오면 항상 대기를 해야 한다"며 "새롭게 VIP가 된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대기 공간을 마련하든지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역시 "몇 년째 1억원 이상 등급을 유지했는데 유독 지난해부터 대기 인원이 늘어난 것 같다"며 "VIP 고객들 사이에선 많은 돈을 썼지만 문화센터 이용 등 좋았던 혜택 줄어드는 반면 커피 한잔 얻어마시기 힘들다는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강남, 대구, 부산 센텀 등 대형점을 중심으로 퍼스트 라운지를 새롭게 만들어 최상위 VIP를 위한 라운지 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VIP 혜택 축소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트리니티와 다이아몬드 등 최상위 등급은 지난해까지 무료로 아카데미(문화센터) 강좌를 들을 수 있었지만 혜택이 사라졌고, 등급에 관계없이 할인 혜택을 5%로 고정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 퍼플 라운지. [사진=구서윤 기자]

롯데백화점은 일부 지점에서 VIP 혜택으로 제공하던 발렛 주차장의 위치를 낮은 등급의 경우 출입구와 먼 곳으로 변경했다. 또 VIP 멤버십 등급 산정 시 가족 단위로 지출 비용을 합산했던 제도를 폐지하고 카드 명의자 기준으로만 합산하도록 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매출 3조2천3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천980억으로 42.9% 증가했다고 밝혔다. 백화점 매출액이 3조원을 넘은 것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신세계백화점은 매출 2조4천869억원, 영업이익 5천1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6.4%, 38.5% 증가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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