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재용 기자] 애플페이가 '게임 체인저'로 카드업계를 비롯해 국내 지급결제시장을 얼마나 뒤흔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거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2014년 출시한 애플페이는 현재 70여 개 국가에서 5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애플페이 사용자 수는 지난 2016년 말 6천700만 명에서 지난 2020년 말 5억700만 명으로 급격하게 늘었다.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애플페이 결제 규모는 지난 2021년 기준 약 6조 달러로 1위 비자(VISA) 다음이다. 국내 1위 삼성페이는 애플페이의 3% 수준인 2천억 달러 규모다.
지급결제 업계에선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 문제도 현대카드 등 카드사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은 신용카드 사회공헌재단과 동반 성장위원회가 NFC·QR 단말기 설치를 지원한다. 이 중 일부 단말기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아이폰의 주 사용자인 20·30세대가 선호하는 백화점과 전국 편의점, 스타벅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는 이미 NFC 단말기가 쓰인다.
애플페이 연착륙 혜택을 받을 곳은 사실상 일정 기간 독점 사용권을 가진 현대카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 실적을 기준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순이었다.
애플페이 성과에 따라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에서 선두권을 차지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현대카드는 지난 2018년 8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하며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이듬해 현대카드는 연간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6.71% 증가한 1천640억원을 거뒀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당장은 NFC 단말기 보급 문제 등이 있으나 충성도가 높고 잠재 구매력이 큰 젊은 이용자가 많아 장기적으로 봤을 때 대세가 될 수 있다"며 "애플페이가 도입되고 이에 카드사들이 대응하면서 간편결제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애플페이는 아이폰 단말기가 있어야 하는 만큼, 서비스 출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30% 내외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미 보편화한 결제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한 큰 동기부여가 되기는 어렵다"며 "현대카드를 발급받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용 기자(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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