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정부가 통신사가 구축한 3년 이내 관로·광케이블 등 설비를 의무제공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방향을 잡았다. 5G 28㎓ 대역 주파수 사업에 진입하는 신규사업자의 재정적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국내 28㎓ 대역 주파수 기지국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는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5G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안을 발표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사용 중이던 28㎓ 대역 2개 대역 중 1개 대역에 신규사업자 진입을 추진하고 28㎓ 시장 경쟁을 촉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지원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28㎓ 대역 중 800㎒폭 신규사업자 할당을 비롯한 망 구축 지원, 서비스 운영 지원 등이다. 28㎓ 대역 800㎒폭의 경우 최소 3년 이상 신규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는 전용대역으로 공급키로 했다. 망 구축 지원으로는 통신사 구축 설비 활용안이, 서비스 운영 지원으로는 스마트폰 28㎓ 지원 기능 탑재 추진 등이 각각 담겼다.
먼저 통신사 구축 설비 활용안이 눈길을 끈다. 과기정통부가 현재 의무제공 대상에서 제외된 설치 3년 이내 설비도 신규사업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고시를 개정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치면서다. 경우에 따라 통신사가 투자해 새롭게 구축한 설비도 즉각 빌려쓸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신규사업자는 완전 자가구축 대비 40% 이상의 망 구축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사업자가 가로등 등 공공시설물을 망 구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도 협의할 계획이다. 신규사업자 비용적 부담이 줄어드는 만큼 28㎓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다만 반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설비를 신규사업자에 의무적으로 제공하다보면 기존 통신 사업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정부는 3년 이내 통신사 설비 의무제공에 대해 신규사업자는 물론 통신사업자도 자원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3년 이내 설비 의무제공의 경우 통신사에 여유 설비가 있을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상 통신사들은 상당한 여유를 갖고 설비 투자한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한 부분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여유 설비가 있을 경우에만 의무제공하는 내용인 만큼 자기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통신사 노력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사업자의 통신망 구축 수요에 대해서는 "신규사업자가 망을 구축하기 위해선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여유 설비가 있는 통신사 망을 의무제공 받아 사용하는 방안이 경제적으로도 효과적"이라며 "향후 사업을 진행하다보면 자기 망 구축에 대한 수요도 발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는 지원방안 후속조치로 5G 28㎓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 TF를 가동하고 잠재 사업자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할 방침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을 통해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장비·단말 등 네트워크 경쟁력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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