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혜진 기자] "1만가구 이상을 수용하는 둔촌주공 재건축은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 한국에서 기대가 가장 큰 사업 중 하나다. 만약 계약이 부진하면 한국의 경제와 신용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국내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 파크 포레온)'의 정당계약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지난 11일 블룸버그는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계약일정은 17일까지여서 아직 결과를 예단하기엔 이르지만 워낙 초미의 관심을 받는 사업장이다보니 조합측에서는 최고 80%까지 예상치를 내놓는 등 뜨거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 성북구 '장위자이 레디언트' 청약결과가 둔촌주공의 흥행 여부를 판단할 가늠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단지 규모도 크고 최상위 브랜드를 가진 아파트라는 점에서 둔촌주공의 사전 성적표로 해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비교하거나 성적을 연동시켜 해석할 대상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린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둔촌주공은 장위자이와 달리 잠실 등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기 때문에 동일선상에서 인기도를 비교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은 고분양가 논란이 있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90% 수준에 불과하다. 84㎡를 기준으로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12억3천600만~13억2천40만원, 더 외곽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다고 평가받는 강동구 고덕그라시움은 14억3천만원(직거래)이다.
반면 장위자이 레디언트 분양가는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보다 높다. 장위동 부동산 사무소에 따르면 2019년 완공된 래미안장위포레카운티 전용면적 84㎡ 급매물은 지난해 말 8억5천만원에 나왔다. 같은 면적의 장위자이 분양가(9억570만~10억2천350만원)보다 최대 1억7천만원 넘게 낮은 금액이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으로 둔촌주공에 혜택을 집중시킨 것도 장위자이의 청약 성적을 흥행 지표로 볼 수 없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심 소장은 "정부가 최근 강동구는 규제 지역에서 풀고 송파구는 여전히 묶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둔촌주공의 계약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계약되기만 하면 웃돈(프리미엄)을 받고 되파는 부동산 투기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위자이와 다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둔촌주공이야 분양권에 웃돈이 형성된 곳이니 당연히 계약했다가 1년 뒤에 되팔면 그만 아니겠느냐"며 "반대로 장위자이는 웃돈을 벌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둔촌동 중개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둔촌주공 전용면적 84㎡(25.41평) 매물은 1억2000만원의 웃돈을 받고 가계약됐다.
두 단지의 생활권이 강남권과 강북권으로 구별되는 점도 차이를 가른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과 장위자이가 비슷한 시기에 분양에 나선 이유로 흥행성적 비교를 하는 것 같다"며 "생활권이 전혀 다르기에 같이 견줘 인기도를 비교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장위자이는 지난 10~11일 계약 취소 등에 따른 잔여물량 537채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무순위 청약률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저조한 실적이 이유 아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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