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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자체 개발 디스플레이 탑재설에 발칵 뒤집어진 삼성·LG


자체 개발 마이크로 LED, 2024년 애플워치부터 적용 추진…업계 "삼성·LG 영향 제한적"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애플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납품해 온 삼성, LG에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이는 애플이 기존 부품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일환으로 해석된다.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2024년부터 애플워치 신모델에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애플은 현재 자체 생산시설에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태로, 대량 생산은 외부 생산시설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2014년 스타트업 럭스뷰를 인수할 때부터 감지됐다. 애플은 마이크로 LED로 전환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에 나섰던 상태로, 2022 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에는 디스플레이 개발을 비롯한 연구개발에만 260억 달러(약 32조4천억원)를 투입했다.

애플은 현재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등에서 디스플레이를 공급 받고 있다. 애플워치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 울트라'에 탑재된 LG디스플레이의 OLED 디스플레이를 대체할 마이크로 LED를 테스트 중으로, 향후 '아이폰' 등 다른 제품군에도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시장에선 애플의 자체 디스플레이 탑재 움직임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폰14' 가운데 70%대에 달하는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20%가량은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하고 있다. 애플워치의 약 80%, 아이패드의 32%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21%, LG디스플레이가 30~4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이미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로 위축된 상황에서 애플까지 자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는 소식은 엎친 데 덮친 격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애플이 현재 계획대로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등 다른 기기에 자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받게 되는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시장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전날 3% 가까이 하락한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1% 가량 하락 중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애플의 행보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스마트워치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적은 데다 마이크로 LED를 단기간에 중대형 화면으로 확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현재 애플워치용 패널은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기반 OLED로, 전체 OLED 시장 매출액의 6% 비중에 그친다. LG디스플레이 총 OLED 매출액에서 워치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제작 기술을 확보할 수는 있어도 자체 생산까지 갈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애플워치에 자체 제작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는 이유로 국내 기업이 받을 타격은 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이크로 LED를 아이폰 등 중대형 화면에 확대 적용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중대형 화면에 마이크로 LED를 도입할 때의 생산·비용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품, 완제품을 자체 생산해 본 경험이 없었던 애플이 품질 완성도, 제품 완성도를 따져 왔던 만큼, 무조건적으로 자체 개발한 패널을 쓰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애플이 디자인과 공정을 자체 개발했다고 해도 실제 대량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애플은 디스플레이 외에도 기존 부품 공급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자 꾸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존 PC에 인텔로부터 맥 제품에 들어가는 칩을 공급 받았다가 '애플 실리콘'이라고 불리는 자체 칩을 접목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최대 통신 칩 제조사 퀄컴의 셀룰러 모뎀 칩을 애플의 자체 칩으로 교체해 아이폰에 탑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에는 브로드컴의 무선 통신용 칩을 대체할 자체 칩을 개발 중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브로드컴의 연간 매출 중 20%는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결별을 선언한 퀄컴의 셀룰러 모뎀 칩 대체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애플이 자체 개발 제품을 적용하기까진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디스플레이 자체 조달 계획 또한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2024년 말쯤 가능할 수 있겠지만, 현 상황으로 볼 때 최대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봤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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