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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주말까지 '풀근무'합니다"…중개업소들, 매수심리 움직임에 '채비'


규제완화 분위기에 실거래 잡기 안간힘…"금리 높아 실수요층까지 온기 전해지기에는 시간 필요"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당분간 주말 내내 '풀근무'할 예정입니다. 설 연휴 때까지요. 당장 거래가 급증하기를 기대한다기보다 매수심리가 움직이기 시작한 타이밍에 한두 건의 실거래를 확보하는게 중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정부가 집값 하락 경착륙을 막고, 거래절벽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시장에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서울 강남 3구와 용산이 여전히 묶여 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남아 있지만 대출 문턱이 낮아진 실수요자들과 여유자금을 보유한 예비 매수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나오고 정부의 잇단 규제완화에 매수심리도 반응을 보이자, 서울 일선 중개업소들도 손님맞이 채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 시그널을 거듭 확인한 후 지난 주말에도 해제지역 현지 중개업소 등에는 매도자,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9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1·3대책'을 통해 서울 용산과 강남 3구를 제외한 투기 규제 모두를 해제키로 했다.

이번 규제지역 해제에 따라 4개 구를 제외한 서울 전 지역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구), 하남, 광명 지역에서는 기존 50%에서 70%로 완화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적용된다. 또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2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매수심리가 꿈틀대자 먼저 움직인 것은 중개업소들이다. 지난 8일 저녁 방문한 서울 규제 해제지역 내 중개업소들은 일요일 늦은 밤까지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는가 하면, 설 명절을 낀 비수기에도 문을 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노원구 상계동 R부동산 관계자는 "규제 완화 소식에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수십억대를 웃도는 고가 아파트들이 아닌 재건축 호재가 있는 중저가 매물이 많아 대출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문의가 늘어난 만큼 일요일 저녁까지 문을 열고 영업했는데, 실제 주말동안 전화 문의 없이 찾아오는 손님들도 열 손가락에 채울 정도"라며 "설 연휴까지 앞두고 있어 실제 거래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정책이 갓 발표돼 따끈따끈한 만큼 연휴까진 아니더라도 명절을 기점으로 계속 문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근 H부동산 대표 공인중개사는 "규제 완화 소식에 1~2년 전 찾아온 손님들의 재문의도 늘고 있다"며 "혹시 늦게라도 찾아오는 예비 수요자들을 언제든지 맞이하기 위해 '잠시 외출 중'이라는 팻말과 연락처를 남겨뒀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설, 추석 연휴 앞뒤로는 시장도 쉬어가지만, 이번 설 연휴 전후로 주말까지 내내 문을 열고 영업에 나설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현장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 5일 발표한 주간아파트 시세(2일 기준)에서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이 0.67%로 전주(-0.74%)보다 줄었다. 하락폭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5월 9일 조사(보합) 이래 약 8개월 만이다.

경기 침체 한파에 얼어붙은 매수심리도 소폭 회복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4.1로 전주(63.1)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전주까지 5주 연속 역대 최저치 기록을 경신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은 62.3에서 63.2로, 양천·영등포·강서구 등 서남권은 60.1에서 60.2로 올랐다.

매매수급지수가 소폭 반등한 강서구 가양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수 시점을 잡을 수가 없어 관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결 부담이 낮아졌다"며 "규제 해제 소식이 전해진 뒤 급매나 급급매 매물이 더 나오진 않았다. 늘어난 매수 문의 가운데 기존엔 전세를 고려한 예비 수요자들이 매수에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문의 전화가 방문으로 이어지는 등 매수심리가 꿈틀거리고 있지만, 실질적인 거래로 연결돼 거래절벽 현상이 완전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해제 영향으로 갈아타기 등의 1주택자 주거이전 수요가 자극, 침체한 거래 시장의 정상화 효과가 기대된다"며 "9억원 이하 특례보금자리론 도입까지 올 1분기 시행되면 시장 전반의 주택 매수심리가 개선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고, 은행권 DSR 규제에 따른 가계 유동성 축소 분위기도 남아 있다"며 "소득과 자산 등에 한계가 있는 무주택 실수요층까지 전해지기에는 다소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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