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실적을 이끌어오던 가전과 TV 사업이 수요 부진과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1조8천597억원,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1.2% 줄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2조7천202억원, 영업이익은 4천20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83조4천695억원, 영업이익 3조5천4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6% 감소한 수치다.
이날 사업부별 성적표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 모두 실적 부침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H&A사업본부는 200억~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측된다. 당초 업계에선 H&A사업본부가 56개 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적자는 면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설명자료에서 가전사업에 대해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지속 등 거시경제 상황 악화에 따른 가전수요 감소 및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영향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수익성은 흑자를 기록했으나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규모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요 부진 속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실제 LG전자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H&A사업본부의 주요 원재료인 철강 가격은 전년 대비 23.1% 상승했다. 레진 가격은 21.3%, 구리 가격은 42.3%나 올랐다.
HE사업본부의 경우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2분기 189억원, 3분기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4분기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TV 사업에 대해 "글로벌 TV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유럽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성수기 프리미엄 TV 판매가 둔화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수익성은 마케팅 비용 증가와 유통재고 수준 정상화를 위한 판매 촉진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 적자 규모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HE는 연중 TV 재고가 많아 판촉비 부담이 크며, H&A는 주택 매매 감소와 내구재 수요 둔화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