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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반도체에 날개 단 尹…최대 25% 세액공제에 업계 '방긋'


尹 재검토 지시에 정부 11일 만에 법개정 추진…대기업 8%→15%·중소기업 16%→25%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가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 조정하자 업계가 크게 환영했다. 추가 투자 증가분에 대한 혜택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이 최대 25%까지 올라가게 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숨통도 트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다.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5월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시찰했다. [사진=미국 대통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백신 등 국가전략기술의 당기(연간)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 기준 현재 8%에서 15%로 올라간다. 공제율을 현재의 2배 가까운 수준으로 올려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만약 올해 반도체 생산시설에 1조원을 투자할 경우 1천5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감면 받을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도 기존 16%에서 25%까지 대폭 상향된다. 이와 별도로 올해 투자 증가분(직전 3년 평균치 대비)에 대해서는 국가전략기술 여부와 상관없이 10%의 추가 공제 혜택이 주어져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적용 받을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개편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내놓은 공제율 상향안이 기존 야당안(10%)을 웃돌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에선 세액공제율을 8%로 통과시켜 업계의 반발이 많았다. 당초 국민의힘 반도체특위는 세액공제율 20%를 주장했으나, 야당은 '재벌 특혜'라고 강조해 반대해 왔다. 기재부가 "세액공제율 20%가 되면 세수 감소가 2023∼2024년 연 2조5천억원 수준"이라고 주장한 것도 영향이 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세제지원 확대를 직접 지시하며 기재부에선 입장을 바꿨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반도체 특별위원회에서 제안한 세제 지원안이 충분히 논의되지 못한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기획재정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p) 인하하지 못했기 때문에 세제 혜택이 이뤄지는 투자세액공제율을 대폭 상향하게 됐다"며 "반도체, 2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우리의 국가전략산업의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제지원 강화가 굉장히 시급하다고 판단해 입법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로 반도체 업계 등에 3조6천억원 이상의 세부담 감소 혜택이 발생하게 될 전망"이라며 "신속히 입법화할 수 있도록 이번 달 중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 통과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이번 일을 두고 반도체 업계는 정부에 감사함을 표했다. 또 대기업의 대규모 제조시설 투자에 강력한 추진 동력이 될 뿐 아니라 국내 소·부·장 중소, 중견기업의 투자도 크게 확산돼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국가 재정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배려해줬다"며 "정부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 추가 확대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 속에서 한시바삐 대응 채비를 갖춰야 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후방 산업의 고용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오늘 발표한 세액공제 상향에 대한 입법이 빠른 시일 내에 차질 없이 이루어져 민간의 투자 확대를 조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국회의 지원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날 정부와 윤 대통령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측은 "경제 복합 위기가 심화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제지원 방안을 마련해 준 정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해 준 정부의 입장을 적극 지지한다"며 "반도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써준 윤 대통령과 세제지원 추가 확대에 노력해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 관계자 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으로서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경제단체들도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을 두고 환영했다. 또 이번 발표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 부담이 높아 자칫 기업들의 투자의지가 꺾일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신성장·원천기술, 일반설비투자 등 전 영역에 걸쳐 시설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한 것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반도체, 배터리, 백신 등 전략산업은 경제와 안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는 과감한 세제지원은 우리 산업의 글로벌 초격차 확보뿐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들의 투자 확대로까지 이어져 소부장 생태계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순조롭게 입법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의 협력을 당부한다"며 "이번 조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신산업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하는데도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라인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라인 [사진=LG디스플레이]

이번에 함께 세제혜택을 받게 된 디스플레이 업계도 정부의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한국이 2004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달성할 수 있게 한 정부 지원 이후 20년 만의 파격적인 정부 투자 지원책 덕분에 향후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중국과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번 일은 더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신규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투자 결정이 앞당겨지고, 설비투자 규모도 당초 계획 대비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번 일로 현재 패널기업에서 검토하고 있는 세계 최초 IT용 8세대 OLED 등을 포함한 신규 투자 결정도 더욱 빨라 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OLED 비중이 아직 4% 수준에 불과한 IT 시장에서도 우리 기업이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패널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는 최근 신규 장비 발주 및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부장 기업이 학수고대 하던 소식"이라며 "소부장 국산화율(65%)이 높은 디스플레이 특성상 중소·중견기업으로의 낙수효과도 동반해 커지기 때문에 국내 산업 생태계가 더욱 튼튼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에 포함하는 입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 기업의 신속한 투자를 지원해주기 바란다"며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되고 설비투자 세액공제가 확대되면 우리 기업의 선제적 투자에 따른 산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수출 확대, 고용 증가 등 국가 경제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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