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임성원 기자] 보험사들이 보험업에서 점차 사업 영역을 넓히는 빅테크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디지털 역량 강화' 드라이브를 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올해 주요 경영 방침을 통해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설계사와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디지털 맞춤 전략을 내세웠다. 주요 보험사 중 빅테크와 플랫폼 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따른 대응 강화를 가장 강조한 건 교보생명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경영 방침을 '복합 불확실성(VUCA) 환경에 대비한 디지털 시대 성장 동력 가시화'로 정했다"면서 "고금리로 자금 유출과 지급 보험금 증가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커지는 보험업에서 빅테크 등 기업이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교보생명은 우선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활용 역량을 높이기로 했다. 외부 데이터도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수집해 최적의 보험 상품·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양면시장(두 개의 사용자 집단과 사업자로 구성된 시장을 기업이 중계하는 형태)' 플랫폼 구축에도 나선다. 구체적으로 창작지원이나 건강증진, 지식 성장 플랫폼 초기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 (예술) 문화와 헬스케어, 교육 분야 플랫폼도 계획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도 디지털 플랫폼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며 대응력을 높인다. 삼성생명은 삼성금융 계열사와 공동으로 운영하는 '모니모' 서비스의 기술과 데이터 기반으로 차별화 방안을 마련한다. 모니모는 마이데이터와 유사한 서비스로 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 등 계열사 고객의 신용점수와 이용자가 보유한 삼성금융사 금융자산 현황을 연동해 한눈에 보여준다. 삼성생명은 이 밖에 헬스케어 사업을 '건강 플랫폼' 사업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법인보험대리점(GA)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 한화생명은 피플라이프 인수를 완료해 2만5천명 판매 채널을 구축하며 영업 지원 플랫폼 '오렌지트리'의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오렌지트리는 제휴사의 고객 정보와 상품 설계, 청약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다른 GA 설계사의 이용 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편의성을 한층 더 높인 플랫폼 개편도 추진할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빅테크 플랫폼 등의 보험사업 진출에 따른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영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판매 채널별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특히 디지털 프로세스를 개선해 영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KB손해보험은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 사업 부문을 확대한다. 건강 자산관리에 집중한 헬스케어 서비스는 상반기 중 '오케어(O-Care)' 플랫폼을 대고객 서비스화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KB금융 계열사 서비스와 연계를 기반으로 보험권만의 차별화한 시도를 이어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등의 보험 중개 서비스를 비롯해 점차 영향력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최근 미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삼성생명·화재, 교보생명 등이 디지털 관련 조직을 격상하거나 신설한 만큼 다양한 신사업 추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원 기자(oneny@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