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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은 같지만 다른 처분 벤치 못앉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비디오 판독 요청→판독 결과 항의→경기 지연에 따른 카드 부여 그리고 비디오 판독 오독까지. 지난 27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전과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치러진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전에서는 각각 4, 3세트 도중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마치 데칼코마니와 같은 상황이 됐다.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과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각각 소속팀 당일 경기에서 주심을 맡은 권대진, 최성권 심판으로부터 항의에 의한 경기 지연(delay game)으로 카드를 받았다. 그런데 처분이 달랐다.

후 감독은 옐로 카드를 받았다. 그리고 해당 카드는 후 감독 개인에게 주어진 게 아닌 팀 경고로 처리됐다. 그런데 최 감독은 세트 퇴장을 당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31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지난 28일 OK금융그룹과 홈 경기 도중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 과정에서 세트 퇴장을 당해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아 이날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31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지난 28일 OK금융그룹과 홈 경기 도중 비디오판독에 대한 항의 과정에서 세트 퇴장을 당해 1경기 출장 정지를 받아 이날 관중석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최 심판이 옐로 카드를 꺼낸 것과 동시에 레드 카드를 냈기 때문이다(한 손에 옐로와 레드카드를 겹쳐서 낼 경우 세트 퇴장이 선언된다). 최 심판은 다른 제재 순서를 거치지 않고 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팀에게 주어진 페널티가 아닌 최 감독에게만 해당됐다.

세트 퇴장을 당한 감독이나 코치는 다음 경기 벤치에 앉지 못한다. 최 감독은 이런 이유로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에서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 앉아 코트 안 플레이를 지켜봤다.

송병일 코치가 이날 최 감독을 대신해 벤치를 지켰다. 일일 감독대행을 한 셈. 이날 현장에서 만난 최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현대캐피탈 구단은 불편한 기색을 애써 삭혔다.

경기는 끝났고 판정은 내려졌다. 다시 되돌릴 순 없지만 형평성 문제가 남는다. 후 감독과 최 감독은 항의 시간에서 차이가 있었다. 경기 중단 시간은 27일보다 28일 경기가 좀 더 짧았다.

항의 강도를 따진다면 후 감독의 경우가 더했다. 후 감독은 경기가 중단된 도중 코트 안에 있던 KB손해보험 선수들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그정도로 당시 네트 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 오독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내비친 것이다.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 경기 도중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 경기 도중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최 감독은 이날 항의 과정에서 선수들을 코트에서 철수시키지도 않았다. 그리고 후 감독과 최 감독 모두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폭력적인 행위를 한 건 아니다. 이렇다보니 형평성도 그렇지만 판정(또는 제재)에 대한 일관성 문제도 꼽힌다.

최 심판은 앞으로 V리그 경기에서 주심을 볼 때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경기 지연 상황이 다시 나올 경우 28일 경기에서처럼 감독 또는 코칭스태프에게 세트 퇴장을 줘야한다. 그래야만 형평성과 일관성이 있는 판정(또는 제재)이 된다.

조선행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실장은 지넌 30일 '아이뉴스24'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최 심판이 최 감독에게 세트 퇴장을 지시한 상황에 대해 "주심(최성권 심판)이 주장(현대캐피탈 전광인)에게 두 차례 구두로 제재가 갈 수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항의가 잦아들지 않아 세트 퇴장을 명령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부분은 최 심판과 조 실장이 해당 규칙을 잘 모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칙상 구두 경고를 두차례 줄 수 없다. 구두 경고 2회라는 규정 자체가 없다.

그리고 물리적이거나 언어적인 폭력적인 행위가 없었는데도 경기 지연을 이유로 세트 퇴장을 준 사례도 드물다. 국제경기와 국내경기 모두 거의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 경기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대해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주심을 맡은 최성권 심판이 현대캐피탈 주장 전광인(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2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OK금융그룹 경기에서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비디오 판독에 대해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주심을 맡은 최성권 심판이 현대캐피탈 주장 전광인(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조 실장은 "최 감독과 구단(현대캐피탈)이 해당 결정(세트 퇴장)을 두고 형평성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부분을 이해한다"면서 "모든 경기에서 공정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배구팬 뿐 아니라 남녀부 14개팀 모두 앞으로 잘 지켜봐야할 일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해 내세운 '변명'에 그칠 지에 대해서다.

FIVB 규칙서 21.2 제재에 따른 불법행위는 다음과 같다. ▲21.1 무례한 행위 : 예의나 도덕성에 어긋나는 행동 ▲21.2 모욕적 행위 : 명예를 손상시키거나 모욕적인 말과 행동 또는 모욕적인 표현을 하는 모든 행동 ▲21.3 폭력적 행위 : 실질적인 신체공격 또는 공격적이거나 위협적 행동으로 명시돼있다. 물론 심판 재량에 따라 제재 단계를 밟을 순 있다.

하지만 팀이 어느 정도 제재 수준에 이르지 않도록 방지하고 노력하는 것도 심판(주, 부심)이 해야할 일이다. FIVB 케이스북에도 들어있는 내용이다. 그리고 '심판은 경기 운영시 어떤 경우에도 사적인 감정이 연루되서 그팀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된다.'는 건 FIVB도 그렇고 다른 종목 심판에게도 모두 해당된다.

한편 송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나온 현대캐피탈은 KB손해보험에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송병일 현대캐피탈 코치(가운데 마스크 착용한 이)가 31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 타임아웃 도중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송병일 현대캐피탈 코치(가운데 마스크 착용한 이)가 31일 열린 KB손해보험과 원정 경기 타임아웃 도중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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