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책임경영' 외면한 대기업 총수들, 1년 전보다 늘어…하이트진로 '심각'


이명희·이재현, 여전히 '미등기임원'…사외이사 선임 증가에도 경영진 견제 미흡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하이트진로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총수일가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총수 본인의 미등기 임원 겸직 수도 CJ와 함께 5곳으로 많은 편에 속했다.

삼성, 신세계, 현대중공업, DB 등 다른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건수도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총수 일가 미등기 임원은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책임 경영 측면에서 우려가 제기됐다.

삼성, 신세계, 현대중공업, DB 등 다른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건수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삼성, 신세계, 현대중공업, DB 등 다른 대기업집단 총수 일가가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하는 건수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2022년 공시대상 기업집단 지배구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가 있는 58개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 2천394개 중 총수 일가가 이사회 활동을 하지 않는 미등기 임원으로 재직한 경우는 총 178건(임원이 여러 회사에 재직하는 경우 중복 집계)으로 전년보다 2건 늘었다.

총수 본인이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기업집단은 삼성, 한화,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DL, 부영, 미래에셋, 네이버, 금호아시아나, 셀트리온, 넥슨, DB, 코오롱, 한국타이어, 이랜드, 태광, 금호석유화학, 동원, 삼천리, 동국제강, 대방건설, 하이트진로, 유진 등 24곳으로 집계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8월 특별사면으로 복권되기 이전에 취업제한을 적용 받은 영향 때문이지만,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네이버 총수이자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은 책임경영이 미흡하단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총수일가의 미등기임원은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총수일가 보유지분이 20% 이상인 회사)에 집중적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하이트진로가 46.7%(15개 계열회사 중 총수일가 미등기임원 재직회사 수 7개)로 가장 많았고 유진이 20.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중흥건설이 18.2%, 금호석유화학 15.4%, 장금상선 14.3% 등이었다.

미등기임원으로 재직하는 총수는 평균 2.4개 회사에 속해 있었다. 총수 본인의 미등기 임원 겸직 수는 ▲중흥건설 10개 ▲유진 6개 ▲CJ 5개 ▲하이트진로 5개 순으로 많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 총수 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37.1%로 나타났다"며 "2조원 미만 상장사·비상장사의 이사 등재 회사 비율(13.1%) 이나 전체 회사 비율(14.5%)보다 훨씬 높았다"고 설명했다.

[표=공정위]
[표=공정위]

공정위는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67개 집단 소속 2천521개 회사(상장사 288개·비상장사 2천233개)의 총수 일가 경영 참여, 이사회 구성·작동, 소수주주권 작동 현황 등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올해 지정된 76개 대기업집단 가운데 두나무 등 8개 신규 지정 집단과 동일인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집단인 농협은 제외했다.

이번 조사 결과, 총수 일가가 1명 이상 이사로 등재된 회사는 348개사(14.5%)로, 분석 대상 회사의 전체 등기이사 8천555명 중 480명(5.6%)이 총수 일가였다.

총수 본인은 평균 3개 회사, 총수 2·3세는 평균 2개 회사에 이사로 재직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의 상장 주력회사(37.1%), 사익편취 규제 대상 회사(34.0%), 지주회사(87.5%)에서 총수 일가가 이사로 등재된 비율이 높았다.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공익법인에도 총수일가가 집중적으로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공정위는 공익법인이 본연의 사회적 공헌 활동보다 편법적 지배력, 강화에 활용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의결권 제한 준수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내년 실태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대기업집단의 사외이사 선임이 증가하고 있지만 제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67개 대기업집단 소속 288개 상장사의 이사 중 사외이사 비율은 51.7%로 절반을 넘었다. 하지만 이사회 안건 8천27건 중 사외이사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통과되지 않은 안건은 55건(0.69%)에 불과했다. 이사회가 여전히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에 그친 셈이다.

소수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주주총회 의결권 관련 제도인 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전자투표제를 하나라도 도입한 회사 비중은 2020년 55.3%, 작년 78.8%, 올해 85.8%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전자투표제 도입 회사 비율(83.7%)과 실시율(83.0%)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주주총회가 활성화 된 영향으로, 전년보다 각각 8.5%포인트, 9.6%포인트 늘었다. 다만 집중투표제는 11개 회사가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결권이 행사된 사례는 없었다.

[표=공정위]
[표=공정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ESG위원회를 설치한 대기업 비율은 46.9%로 전년 대비 29.7%포인트 올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있는 집단은 총수 없는 집단에 비해 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설치비율이 높은 반면,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설치비율은 낮았다"며 "총수 있는 집단에서 공정거래법상 대규모내부거래, ESG 경영 관련 사안에 관심을 갖고 이사회 내 위원회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대부분의 상장사가 ESG위원회 도입 초기 단계로 향후 보다 내실 있는 운영을 통해 지속가능 경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기업집단의 현황 등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함으로써 시장의 자율적 감시를 활성화하고 자발적인 소유·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주요뉴스



alert

댓글 쓰기 제목 '책임경영' 외면한 대기업 총수들, 1년 전보다 늘어…하이트진로 '심각'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