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은행이 고물가 현상에 따라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내년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은 하지만, 불확실성이 커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이에 최종금리도 3.50%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하며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상회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웃돌고, 1998년 IMF 이후 가장 높다. 연초 3%대에서 출발해 7월 중 6.3%로 정점을 찍고 5%대로 내려왔다.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른 데다 상용직 정액 급여 등의 임금이 오르고 공공요금이 인상된 영향이 컸다.
일자리와 물가의 상관관계가 커졌다는 점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재료다. 일자리 수요가 많을수록, 물가 상승은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현재 비어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빈 일자리율'이 1%p 상승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6%p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자리가 비어있을수록 임금도 오를 확률이 커지고, 오른 임금만큼 기업이 가격을 더 많이 올리는 탓이다.
◆ 근원물가도 금융위기 수준…불확실성 커져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연초 2%대 중반에서 출발해 11월 중 4%대로 상승했다. 올해 연간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3.6% 수준으로 예상됐다. 물가상승률이 5%를 웃도는 근원 품목 비중도 높아졌다. 이는 외식 등 개인서비스품목의 물가 상승 확산세가 높아진 데다 내구재 등 공업제품의 확산세도 연초에 비해 확대된 영향이다.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일반인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로 치솟았다.
향후 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다 오름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조차도 불확실성이 크다. 물가상승률 둔화 기대는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이 커진다는 가정하에서다. 근원물가도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과 OPEC+의 대규모 감산으로 원유시장 수급 여건이 악화한 데다, 유가 및 환율 흐름이 불투명하고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도 예상돼있어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가 상존해있기 때문이다.
◆ 고물가 현상 지속…한은 "물가·금리 전망 수정"
한국은행은 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최종금리를 3.50%에서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내년 중 물가상승률이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다소 진정되는 등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1월 경제데이터만으로 볼 때는 다수 위원이 3.50%면 최종금리 수준으로 적당하다는 생각이었지만, 상황이 바뀌면 이 전제도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면서 "1월에 전망치를 다시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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