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원성윤 기자] 한 해가 다 가고 있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이 온데간데없이 흩어졌지만, 다시 계획을 세울 때다. 통상 계획은 해를 보면서 세우는 게 제맛이다.
제주는 매력적인 섬이다. 숱한 이들이 산과 바다를 찾고, 올레길을 걷는다. 화산섬으로 이뤄진 제주에서 한라산을 비롯한 여러 오름은 각기 다른 장면들을 연출하며 우리를 유혹한다.
성산일출봉은 이름 그대로 일출로 유명하다. 해마다 많은 사람이 모인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비추천하는 곳이다. 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 25분가량 걸린다. "얼마나 남았어요?" "다 왔어요"에 속기 좋다. 계속 이어지는 계단을 걷고 걷다 보면 춥고 졸려서 '이러려고 내가 비행기 타고 여기까지 왔나'하는 자괴감이 든다. 걷기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도 비추천이다.
비추천의 이유가 많음에도 '성산일출봉'을 소개하는 건 성산이 가진 장엄함 때문이다. 계단을 차곡차곡 걷고 오르다 보면 어스름한 빛이 성산을 감싸기 시작한다. 겨울빛을 머금어 까맣던 마을들도 고즈넉한 빛을 받으며 서서히 제 모습을 드러낸다. 바다와 함께 일렁이는 일출과 혼연일체가 되어 이글거리는 1월 1일의 태양을 보고 있노라면 없던 계획도 세우고 싶어진다. 반성도 함께 온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내 삶은 어떠했는가.
이맘때는 오전 7시 30분 전후로 해가 뜬다. 올라가는 데 30분이 걸린다. 그렇다고 7시에 올라가지는 말자.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해가 뜨는 걸 구경하면서 거친 숨을 내쉬며 정상에 올라가는 수가 있다. 내려올 때는 근처 식당에서 성게미역국으로 얼얼해진 몸을 녹이자. 어느 집을 들어가도 다 맛집이다. 시장이 반찬이기 때문에.
[주말엔 여행]
/원성윤 기자(better201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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