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다솜 수습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가이던스(하위규정)가 조만간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IRA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에 19조원의 세제 혜택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대한상의에서 기업, 협회, 전문가 등이 참여한 배터리 얼라이언스(산업경쟁력 분과) 회의를 열어 IRA 등 글로벌 공급망 정책, 국내·외 투자 불편사항, 미래 연구개발(R&D) 추진 방향 등을 주제로 논의한다.
이날 회의에서 IRA가 국내 기업들에 주는 성장 기회에 대한 발표를 맡은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IRA는 전기차 보조금,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현실화해 한국 배터리 수요도 급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4%에 불과하며, 지난해 기준 유럽연합(EU) 14%, 중국 11%인 것과 비교해 3대 시장 중 가장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전기차 침투율이 낮다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에서 2025년 44%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IRA 등 탈중국 공급망 정책으로 증가한 미국 내 전기차 수요 상당 부분이 국내 배터리 기업을 통해 충당될 것이며, 국내 기업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6.5%에서 2025년 69%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첨단제조 생산세액 공제 제도를 활용해 배터리 3사는 2025년까지 19조원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5년까지 배터리 3사가 미국에 건설하려는 공장의 총투자비는 40조원 규모로 예상돼 초기 투자비의 절반가량을 공제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세액 공제의 구체적 지급 요건 등이 확정되지 않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IRA 계기로 국내 기업이 장기 계약을 통해 핵심 광물들을 미리 확보하고 배터리 공급망 수직 계열화에 성공할 경우, 신생 업체 등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며 기존 시장 지배력을 유지, 강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광물 계약은 보통 중장기 계약으로 체결해 시장에 이미 진출한 기존 배터리·소재 업체들이 안정적 물량 확보에 우선권을 갖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존 기업들은 장기 계약, 합작 투자, 인수 합병 등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면서 경쟁업체들보다 안정적으로 핵심 광물과 소재를 확보하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산업부는 IRA에 대해 美재무부 가이던스가 미발표된 상황이지만, 우리 업계가 전기차 보조금 관련 광물 및 부품요건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관련된 준비상황을 공유했다.
특히 광물 공급망 다변화(광물요건)와 북미 배터리 공장 진출(부품요건)은 IRA 발표 이전부터 추진하던 사항이며, 향후 가이던스 등을 통해 구체 요건이 확정되면 이를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주영준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미국 IRA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경쟁기업보다 앞서 대응한다면 국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선진국들이 경제 안보 관점에서 강력한 규제와 혜택 정책을 동시에 내놔 민·관 협력과 공동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다솜 수습 기자(cott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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